쿠팡, 택배업계 1위 등극…유통 이어 물류도 뒤집었다

2025-04-15

유통업계 1위 쿠팡이 지난해 택배 시장에서도 1위에 올랐다.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물류 혁신을 발판으로 유통·물류 시장 판도를 뒤바꿨다는 평가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3% 오른 3조834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551억원이다. CLS는 쿠팡 배송 물량을 전담하는 택배 계열사다.

이로써 CLS는 설립 6년 만에 CJ대한통운을 추월하고 택배업계 매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CJ대한통운 택배·e커머스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늘어난 3조7289억원이다.

CLS는 업계 2~3위 업체도 단번에 추월했다.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의 택배사업 매출은 각각 1조4291억원, 1조3848억원으로 집계됐다. CLS 매출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의 전사 매출 보다도 높다. 택배 빅3 모두 매출이 주춤한 사이 가파른 성장세의 쿠팡에 추월당한 모습이다.

쿠팡 물류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CFS 매출은 4조3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6% 늘었다. 영업이익 또한 799억원으로 27%가 늘었다. CLS·CFS를 합친 쿠팡 물류 계열사 규모는 8조원 대에 달한다.

유통 1위 쿠팡의 로켓 성장이 물류 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쿠팡은 유통업계 최초 연 매출 40조원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은 36조40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업계는 쿠팡의 물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아직까지 3자물류(3PL) 시장에 본격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 전국으로 퍼진 쿠팡 물류 인프라를 고려했을 때 3PL 영역 확대 또한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CJ대한통운에 이어 택배업계가 주 7일 배송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쿠팡 등장과 함께 유통의 핵심은 서비스에서 물류로 옮겨가고 있다”며 “유통·물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 블러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쿠팡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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