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이 반도체·배터리 등 신소재 개발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는 인공지능(AI) 신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017670)·SK AX 등 AI 핵심 계열사들이 최근 기초연구 분야에서 글로벌 성과를 내는가 하면 실제 SK하이닉스 연구현장에 기술을 도입해 연간 3억 원이 넘는 비용 절감 효과까지 검증했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연구진은 올해 세계 최고 권위의 AI 학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2025’에서 열린 AI 물성(물질 특성) 예측 경진대회 ‘오픈 폴리머(고분자) 프리딕션’에 참가해 총 2241개 팀 중 9위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관련 연구성과를 최근 사전논문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고분자는 작은 분자 다수가 복잡하게 결합한 물질로 반도체·배터리·석유화학·신약용 소재로 폭넓게 응용된다. 금속 같은 다른 소재보다 구조가 복잡해 물성 예측이 특히 어려운 만큼 학계에서는 AI 도입 시도가 앞다퉈 이뤄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대회에서 주어진 고분자 구조식 문자열(SMILES)만 보고 밀도·열전도도 같은 물성을 예측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특히 문자열·그래프 등 고분자를 표현하는 네 가지 형태의 정보(뷰)를 효율적으로 취합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SK텔레콤이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추진 중인 기초연구 활동의 일환이다. 특히 물성 예측은 AI로 제조업 연구개발(R&D) 효율을 높이는 제조 AI 분야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제조 AI 사업 진출의 일환으로 올해 2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주도하는 ‘MIT 생성형 AI 임팩트 컨소시엄’에 합류해 AI 물성 예측을 주요 연구과제로 추진 중이기도 하다.
응용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SK AX는 최근 SK하이닉스와 ‘AI 물성 예측 시스템(AIPS)’의 도입 효과를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소재 합성 실험에 AIPS를 도입한 결과 비용이 연간 3억 2600만 원 절감될 것으로 분석됐다. 턴어라운드타임(작업시간)이 기존 대비 75% 단축, 즉 실험 속도가 4배 증가하고 실제 연간 개발 가능한 소재 수는 연구원 3인 팀 기준 7종에서 10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AIPS는 반도체 소재의 구성물질인 전이금속 29종을 학습해 85% 정확도로 물성을 예측해내는 솔루션이다. SK AX는 전이금속을 81종으로 확대해 정확도를 글로벌 수준인 90%까지 높일 계획이다. 또 AI가 물질 구조식을 보고 물성을 예측하는 것을 넘어 역으로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물성을 가진 물질을 합성할 수 있도록 그 구조식을 알려주는 모델도 신규 개발한다. SK AX는 또 SK이노베이션·SK온·SK엔무브 등 그룹 계열사에도 액체·기체류 독성 예측 모델 같은 맞춤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물성 예측은 SK에 앞서 국내외 AI 대기업들도 잇달아 기술을 개발하며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야다. LG AI연구원은 AI 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소재 구조 설계와 합성 예측 등 R&D 시간을 40개월에서 5개월로 줄일 수 있는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LG화학 등 계열사에 공급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물질 탐색용 그래프 네트워크(GNoME)’, 마이크로소프트(MS)는 ‘매터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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