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 강영권 사기 혐의 1심 무죄…소액주주들 피해 구제는 어떻게?

2024-12-03

[비즈한국]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현 KGM커머셜) 회장이 10월 2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에디슨모터스와 강 전 회장 등은 인수 능력이 없는데도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강 전 회장 일당의 주가 조작 재판은 진행 중이지만, 주가 조작에 동원된 스마트솔루션즈(옛 에디슨EV)는 결국 상장폐지됐다. 회사는 상장폐지 무효 소송에서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증시 퇴출 이어 상폐 무효 소송도 패소

쌍용차(현 KG모빌리티) 인수전에서 주가 조작 일당의 자금 조달 창구로 쓰였던 스마트솔루션즈가 11월 22일 상장폐지 결정 무효 확인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코스닥 상장사였던 스마트솔루션즈는 감사의견 거절 사유로 올해 2월 28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회사는 3월 12일 상장폐지 결정 무효 확인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해 증시 복귀는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2년 넘게 거래정지 종목을 들고 버텨온 소액주주의 주식도 휴지 조각이 됐다. 스마트솔루션즈는 본안 소송에 앞서 가처분 신청으로 상장폐지를 미뤄왔다. 당초 3월 4~12일 정리매매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회사 측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절차가 보류됐다. 그러나 7월 12일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스마트솔루션즈는 7월 25일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다. 회사는 가처분 1심 기각 후 즉시 항고했지만 법원은 8월 27일 이를 각하했다.

쌍용차 인수전에서 나타난 에디슨EV의 주가 급등락은 시세조종의 전형적 형태로 꼽힌다. 쎄미시스코는 2021년 6월 에디슨모터스의 모회사인 에너지솔루션즈에 인수된 후 사명을 에디슨EV로 바꿨다. 2021년 4월 30일 1500원대였던 에디슨EV 주가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소식에 힘입어 그해 11월 12일 장중 8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인수 능력이 없었던 에디슨모터스는 계약금만 내고 잔금을 납부하지 못했고, 결국 인수에 실패했다. 그 여파로 에디슨EV의 주가는 급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2년 3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계속기업 존속 능력 불확실)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소액주주의 피해액은 7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반면 에디슨EV 대주주였던 투자조합은 주가가 급등하자 지분의 절반 이상을 처분해 ‘먹튀’ 논란이 일었다. 에디슨EV는 2022년 6월 스마트솔루션즈로 사명을 바꾸고 재기를 노렸다.

그동안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노력한 소액주주들의 허탈함은 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스마트솔루션즈의 총 주식(5820만 주) 중 소액주주 주식 비율은 71.9%(4184만 주)에 달했다. ‘스마트솔루션즈 정상화를 위한 소액주주 모임’에 따르면 정리매매 과정에서 소액주주 약 4만 명이 보유 주식을 처분해, 현재 4000만 주가량이 남은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폐지 결정 회의록에 따르면 스마트솔루션즈는 자금 확보와 매출 성과를 강조했으나, 외부감사인이 회사 측이 제공한 자료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재감사보고서를 받지 못했다. 올 초 스마트솔루션즈는 자회사 이노시스 매각, 수원 사옥 매각,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식 전환 등으로 현금을 확보하면서 재정 상황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됐다(관련기사 '에디슨' 때문에 상폐 위기…스마트솔루션즈 '재기'에 안간힘).

그러나 위원회는 2년이라는 개선 기간에 여러 차례 기회를 줬음에도 스마트솔루션즈가 끝내 재감사보고서를 받지 못한 점, 그 이유로 감사인과의 갈등을 드는 점을 문제로 보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강영권 전 회장 사기 혐의 1심 무죄…남은 판결 영향 미칠지 주목

한편 휴지 조각이 된 주식을 쥔 소액주주가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마트솔루션즈는 강영권 전 회장 일당, 에디슨모터스, KG모빌리티 등을 대상으로 여러 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지금까지 승소한 건은 없다.

스마트솔루션즈가 2022년 11월 25일 에디슨모터스와 강 전 회장에게 주식 매입 대금 500억 원과 주가 조작으로 인한 피해금 일부인 10억 원을 돌려달라며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소는 2년이 지나도록 재판조차 열리지 않았다. KG모빌리티를 상대로 제기한 쌍용차 인수 계약금 반환 소송은 지난 1월 25일 1심서 패해 2심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강영권 전 회장이 사기 혐의 1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소액주주의 허탈함은 커졌다. 강 전 회장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에 허위 전기차 양산 계획을 내세워 140억 원대 대출·투자금을 유치한 혐의로 2023년 4월 기소됐다. 서울남부지법 재판부는 에디슨모터스가 중국 기업과 협업한 점 등에 비춰 전기차 양산·모터 개발 계획을 허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기망 행위와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1심에 불복해 11월 4일 항소에 나섰다.

강 전 회장 일당은 여러 건의 소송에 얽혀 있다. 에디슨EV 주가를 부양, 1621억 원대 시세차익을 챙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스마트솔루션즈 소액주주들은 강 전 회장과 회사를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소액주주 모임 대표 김 아무개 씨는 “쌍용차 인수라는 거짓말로 회사를 망가뜨린 강영권 전 회장을 향한 원망이 제일 크다.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허무하다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회사가 충분한 노력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현재 임원진이 경영이나 회계와는 관련이 없는 이들로 구성됐다. 과거 스마트솔루션즈와 유사한 일을 겪은 회사 출신도 있어 기업사냥꾼이 아닌지 의심된다. 소액주주 차원에서 피해 회복을 위해 계속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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