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제3회 국가우주위 개최
‘차세대 발사체’에 재사용 기술 적용
일각선 ‘달 개척’ 중요성 감소 지적
“반도체 등 강점 내세워 국제 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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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이 2030년대 한국의 국가 주력 발사체가 될 ‘차세대 발사체’를 낮은 비용으로 쏘기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같은 ‘재사용 발사체’를 만들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과학계에서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나온다. 최근 세계 우주개발을 선도하는 미국에서 달보다는 화성을 개척하려는 조짐이 뚜렷이 나타나는데도 한국은 여전히 2년 전 설정한 ‘2032년 달 무인 착륙’을 당면 과제로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우주개발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주청은 25일 제3회 국가우주위원회를 개최하고 ‘대한민국 우주수송·인공위성·우주과학탐사 추진 전략’ 등 총 7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되는 안건은 ‘차세대 발사체’ 관련 계획이다. 차세대 발사체는 2021년 첫 발사된 ‘누리호’보다 수송 능력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누리호는 달까지 보낼 수 있는 물체 최고 중량이 0.1t이지만, 차세대 발사체는 1.8t이다. 2030년대 한국 주력 발사체로 쓰이며 달 무인 착륙선 등을 수송할 예정이다.
차세대 발사체는 당초 한 번 쓰고 바다에 버리는 일회용 발사체로 개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우주위원회는 차세대 발사체를 재사용 발사체 형태로 바꾸기로 공식 결정했다. 재사용 발사체의 발사 비용이 일회용 발사체의 10~3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십회 이상 회수한 뒤 다시 쏘기 때문에 발사체 제작에 들어가는 돈이 줄어든다. 현재 재사용 발사체를 상업화한 곳은 스페이스X가 유일하다.
그런데 국내 과학계 일각에서는 이날 우주위원회 논의 내용이 한국을 둘러싼 우주개발 변화상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세대 발사체의 발사 비용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달 개척의 중요성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 우주개발을 선도하는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달이 아니라 화성 유인 착륙을 언급했다. 지난주에는 달 착륙 계획을 이끌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 최고위급 인사가 돌연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런데도 한국 우주개발의 당면 목표는 여전히 달 무인 착륙에 머물러 있다. 화성 유인 착륙이 부상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달 무인 착륙 시기가 2032년인 것도 너무 늦다. ‘2032년 달 무인 착륙’ 목표는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에 담겼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이 달 탐사를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며 “달을 기지로 만든 뒤 화성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2045년 화성에 무인 착륙선을 쏠 예정이다. 비슷한 시점에 미국 등은 화성에 대한 유인 탐사와 장기 거주를 실현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는 “우주개발은 변화하는 국제 흐름 속에서 한국이 할 일을 찾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며 “기존 계획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화성 등에 가려면 발사체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나 통신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이런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의 역할을 찾는 방법으로 우주개발을 진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