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먹구름에도…유틸·식품株 '방긋'

2025-04-2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과 미중 갈등, 경기 침체 우려에도 식품주가 포함된 필수소비재나 유틸리티주가 경기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유틸리티주는 낮은 변동성을 보이지만 관련 대장주인 한국전력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이며 약진을 이끌어냈다. 반면 상대적으로 미국 관세정책에 민감한 철강과 반도체는 10% 넘는 하락률을 보여 희비가 엇갈렸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한 달간(3월 21일~4월 22일) 한국거래소(KRX)가 도출한 총 26개 ‘KRX 산업지수’의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KRX유틸리티·KRX필수소비재·KRX300필수소비재·KRX방송통신·KRX건설 등 5개 지수가 상승세를 보였다. 전기·가스업종으로 이뤄진 KRX유틸리티가 7.8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라면 등 식품업종으로 이뤄진 KRX필수소비재(2.84%), KRX300필수소비재(2.45%)가 뒤를 이었다. KRX방송통신과 KRX건설은 각각 1.32%, 1.15%의 오름폭을 보였다. 이 기간 코스피(-5%)·코스닥(-0.4%)지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등에 투자심리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관세정책에서 자유롭지 못한 KRX 철강과 KRX 반도체는 각각 -18.42%, -15.16% 하락률을 보이며 코스피·코스닥지수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주식시장 약세에서도 유틸리티·필수소비재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인 이유는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미국이나 중국 등 글로벌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틸리티지수는 한국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 신재생에너지주인 SK이터닉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유틸리티 대표주인 한국전력이 14.6%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1등 역할을 했다. 관세 영향이 적은 데다 안정적인 배당 성향을 가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전력의 배당수익률은 5.2%로 전망된다.

필수소비재의 경우 식품주가 강세를 유지한 게 영향을 줬다. 필수소비재지수 종목이자 대표 라면주인 삼양식품의 이 기간 상승률은 4.8%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5억 원, 190억 원을 순매수했다. 내수 라면 시장뿐만 아니라 달러 강세 기조 속에서 대표 상품인 ‘불닭 볶음면’을 기반으로 미국·중국·동남아·유럽 등 해외시장으로의 수출이 활발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DS증권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해외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80%로 확대돼 1년 전 같은 분기(75%)보다 5%포인트 늘어났다. 지난달 26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올 하반기 밀양 2공장과 2027년 중국 공장 가동을 통해 해외 생산을 확대한다는 점도 향후 상승 모멘텀으로 기대된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필수소비재 평가에서 해외 수출 부문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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