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영업이익에도 배달 수수료 3% 인상한 배민

2024-09-23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외식업주가 부담하는 배달 중개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하자 관련 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정현식 회장, 이하 협회)는 지난 6일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 3사의 수수료 인상 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한편 배달 플랫폼 1위 사업자 배민이 올해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자사 우대, 최혜 대우 요구 등으로 외식 생태계를 초토화시키고 있다며 회원사들과 함께 공동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리아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배달앱 수수료 인상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고 나섰다. 롯데리아는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배민 클럽 도입과 관련된 수익성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배민 클럽을 운영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본죽, 써브웨이 등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가맹점에 배민 클럽 이용에 동의하지 않는 방법 등을 안내해 사실상 배민 앱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공공 배달앱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거나 아예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는 점포들이 크게 늘고 있다.

배달 수수료 인상, 외식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외식업체들이 배민의 배달 중계 수수료 인상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은 배민의 모기업인 우아한 현제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3조4천155억원으로 전년(2조9천471억원)대비 15.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천998억원으로 전년(4천241억원)대비 65%나 늘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를 3%씩이나 인상한 것은 갑질 중의 갑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배달앱 시장의 독과점 기업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배민 수수료의 인상은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가 유럽연합 반독점 위반 혐의로 4억 유로(약 6000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업계의 지적이 설득력 있어 보이는 이유이다. 이미 우아한 형제는 지난해 영업이익 중 4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딜리버리히어로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 해준다. 결국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피땀 흘려 번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결론이다. 사실 지난 2019년 12월 우아한 형제가 독일의 DH에 인수될 당시 향후 배달 수수료가 크게 인상될 것을 우려한 바 있다.

배달 중계수수료 인상은 결국 외식 물가 인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들이 배달앱을 이용할 시 배달앱을 통한 매출의 24%를 각종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100만원을 벌면 이중 24만원이 각종 수수료(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배달 수수료, 광고비 등)로 지급된다. 매출의 24%를 수수료로 지급하면서 이익을 남기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최근 내수 경기침체로 인해 외식업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배달수수료 인상을 견디지 못해 점포 내 음식 가격과 배달 음식의 가격을 차등화시키는 점포들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이다. 배민의 배달 수수료 인상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안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상생 협의체에서 합의점 찾을 수 있을지 의문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7월 23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배달 플랫폼 입점업체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배달 플랫폼과 배달 플랫폼 입점업체간의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출범시켰지만 결과는 매우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배달 수수료 부담이 지나치게 높은 만큼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점 업체의 주장과 수수료 인하를 안건에 포함하지 말자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에 과연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측은 오는 10월 말까지 상생협의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공익위원들이 중재안을 낼 것이라 하지만 과연 중재안을 양측에서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공익위원들의 중재안이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어서 한쪽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면 결국 실행에 옮길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배민을 비롯한 플랫폼 기업들의 자율적인 배달 수수료 인하지만 현재로서는 희망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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