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샴푸·치약으로 가득 채운 생필품, 참치·간장 같은 먹거리 선물세트….
명절마다 직장가 화제로 떠오르는 임직원 선물세트가 대기업에선 철 지난 얘기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22일 주요 대기업에 확인한 결과, 설 선물세트가 사라진 곳이 많았다. 명절 상여조차 없애거나, 있더라도 상품권으로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한화는 올해 설을 맞아 임직원에게 주는 선물세트는 물론 상여도 없다. 삼성의 경우 반도체 부문 등 일부 부서에서 명절마다 먹거리 선물세트를 지급하다 2023년부터 중단했다.
반면 현대차는 명절 ‘귀향비’ 명목으로 11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LG전자는 기본급 100% 수준의 설 상여, 포스코는 100만원가량의 ‘명절 상여금’, 롯데는 소액의 설 상여, HD현대는 50만~70만원 수준 ‘귀향비’를 각각 준다.
현금 대신 상품권이나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자사 포인트를 지급하는 회사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귀성지원금(20만원)과 국민관광상품권(10만원)을 준다. 이마트는 최대 15만원 상당의 ‘이마티콘(모바일상품권)’과 설 상여금을 준다. 롯데호텔은 ‘L포인트’, 롯데칠성음료는 복지 포인트를 각각 지급할 예정이다.
선물세트 문화가 남아있는 곳은 선물세트를 만드는 일부 식음료 업계와 은행권 정도다. 샘표의 경우 자사 간장·참기름 등을 포함한 양념 선물세트를 준다. 은행권은 지점별로 간단한 명절 선물세트를 사서 직원에게 주는 문화가 남아있다. LG전자 차장급 직원 김 모(43) 씨는 “아버지들이 회사에서 준 선물세트를 들고 귀가하던 시절은 옛말이 됐다”며 “선물 대신 현금이 낫긴 하지만 명절 기분은 확실히 덜 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