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K리조트…'시너지·APEC·웰니스'로 외국인 잡는다

2025-07-15

국내 리조트 업계가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맞아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방한 외래객이 올해 상반기에만 9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등 급격히 늘고 있지만 이들의 숙박 수요 대부분을 서울에 위치한 호텔들이 흡수하면서 리조트 기업들은 ‘소외’ 위기를 느끼고 있다. 주요 리조트 업체들은 항공 사업과의 시너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특수, 웰니스 관광 등 각자의 무기를 내세워 관광객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72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었다. 이는 팬데믹 이전 역대 최대였던 2019년과 비교해 3.5% 증가한 것이다. 월평균 입국자가 180만 명 안팎으로 집계되는 만큼 상반기 900만 명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기준으로도 2019년(1750만 명)을 넘어 2000만 명에 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도 국내 리조트 업계는 상대적으로 수혜가 덜하다. 대명소노그룹은 서울에 전용 호텔이 아예 없고 아난티는 ‘아난티 앳 강남’을 운영하지만 객실 수가 118개로 제한적이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1978년에 지어진 오래된 시설로 한계가 있다.

이에 대명소노그룹은 올해 초 티웨이항공을 인수하며 해법 모색에 나섰다. 레저산업과 항공업을 결합해 ‘관광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호텔·콘도·리조트·골프장 등 주력 레저 시설을 항공운송과 직접 연결해 지방과 아시아권 수요를 자사 리조트로 유입시키는 종합 관광 패키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을 ‘관광형 항공사’로 육성해 노선을 확대하고 가격경쟁력을 살려 리조트 투숙객을 끌어들이는 구조다. 이 같은 시너지 전략은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이 추진 중인 하반기 기업공개(IPO)의 핵심 투자 포인트로도 꼽힌다. 현재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항공과 리조트의 결합이 시장의 신뢰를 얻으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해 향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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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는 올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기회로 삼아 외래객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회의와 함께 개최되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써밋에 참석하는 주요 인사들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글로벌 CEO 써밋에는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쇼우지 추 틱톡 CEO,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글로벌 기업과 국제기구 수장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CEO급 고객층은 최고급 숙박 시설을 선호하는 만큼 부산 아난티 리조트 900개 객실에 이들이 묵도록 글로벌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APEC 특수는 아난티뿐 아니라 대명소노그룹과 이랜드파크의 켄싱턴리조트에도 중요한 기회로 꼽힌다. 대명소노그룹은 올해 하반기 경주에 리모델링을 마친 ‘소노캄 경주’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해외 정상급 인사가 머물 수 있도록 초호화 프레지덴셜 스위트(PRS)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에 숙박하게 된다면 인근 힐튼호텔·라한호텔 등을 제치고 미국 정상을 모시는 상징적 기회를 잡게 된다. 이 경우 대명소노그룹이 추진 중인 하반기 IPO 흥행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켄싱턴리조트도 경주에 지점을 보유해 APEC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한 리조트 업계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는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절호의 기회”라며 “VIP 고객층이 머무는 경험 자체가 브랜드 경쟁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랜드파크는 외국인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해 ‘웰니스’ 관광에 집중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 설악은 설악산국립공원 입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자리한다는 장점을 앞세워 국내외 여행객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랜드파크 관계자는 “한국의 등산 문화나 웰니스가 해외에서 주목받으면서 특히 설악산을 찾는 외국인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켄싱턴호텔 설악에서는 객실과 레스토랑 등 호텔 곳곳에서 설악산의 절경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실제로 켄싱턴호텔 설악의 지난해 외국인 고객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도 상반기까지 외국인 고객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확대됐다. 이에 맞춰 호텔 측은 영문 브로슈어를 비치하고 계절별로 목도리·장갑·손수건·양산 등 맞춤형 편의 아이템을 선보이며 외국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 외에도 외국인 전용 한식 메뉴를 신설해 한국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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