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남부 해변에서 이른바 '푸른 용'(Blue Dragon)이라고 불리는 바다민달팽이가 발견돼 당국이 폐쇄 조치를 내렸다.
21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 코스타 블랑카의 과르다마르 델 세구라 시 당국은 최근 비베르스 해변에서 '파란갯민숭달팽이'(Glaucus Atlanticus) 두 마리가 발견되자 즉각 이 해변에서 해수욕을 금지했다.
당국은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붉은 깃발을 게양했다. 안전요원이 확성기를 들고 경고하면서 바다에 들어갔던 피서객들은 물 밖으로 빠져나와야 했다. 만약 수영 금지 조치를 무시하면 벌금을 물게 된다.
몸 길이 3cm정도 불과한 '파란갯민숭달팽이'는 파란색 날개 같은 촉수가 있어 '푸른용' 또는 '푸른 천사'라고 불린다.
아름다운 생김새와 달리 고깔해파리나 청해파리같이 강력한 독을 가진 해양생물을 주식으로 하고, 해파리의 독을 신체 조직에 저장했다가 적을 공격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이 때 독은 해파리의 것보다 더 강력하다. 이 때문에 '바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암살자'라는 별명도 있다.
푸른 용에게 쏘이게 되면 일반적으로 메스꺼움, 통증, 구토, 급성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호세 루이스 사에즈 시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런 생물을 발견하면 장갑을 낀 상태라도 만지지 말고, 구조대원과 관계 당국에 알리기 바란다. 만약 쏘였다면, 쏘인 부위를 소금물로 씻고 가까운 응급실이나 보건소로 가야 한다. 이 생물은 독이 있으며, 쏘이면 메스꺼움, 통증,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지난 일요일에는 스페인의 산타 바르바라 해변에서도 6마리가 발견돼 다시 붉은 깃발이 게양됐다. 현재는 다시 개방한 상태이지만, 피서객들에게 경고하는 의미로 노란색 깃발이 게양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