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아닌 부위도 감염될 수 있는 결핵균··· ‘폐외결핵’ 주의해야 하는 까닭

2025-05-23

결핵은 보통 폐에 생기는 감염병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결핵균은 인체 거의 모든 부위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폐외결핵은 폐 이외의 장기에 생긴 결핵을 말하는데,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급속히 악화돼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결핵균은 호흡기나 소화기 점막을 통해 몸속에 들어와 혈액이나 림프관을 따라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 폐가 아닌 림프절, 흉막, 복부 장기, 뼈, 뇌와 척수막 등 다양한 장기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를 통틀어 폐외결핵이라고 한다. 폐외결핵 환자 수는 전체 결핵 환자의 약 20% 정도를 차지한다.

과거에는 혈액투석,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투약, 간경변 등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폐외결핵이 많이 나타난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폐외결핵 환자들 중 60%가량은 별다른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로 나타났다.

폐외결핵이 발병하면 감염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붓고 통증이 생기며 움직임이 제한되는 등의 국소 증상을 비롯해 발열, 무력감,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발한 등의 전신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우선 감염 의심 부위의 체액·조직 검사를 시행해 결핵균을 확인한다. 다만 체내 결핵균 수가 비교적 적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 검사로 결핵균을 확인하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래서 결핵균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배경이 있거나 결핵 환자와 접촉한 이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의료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폐외결핵에는 일반적으로 6개월간 항결핵제를 복용하는 표준 치료법이 적용된다. 치료 전 약제에 내성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하며 치료 중에도 약물치료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인 혈액검사와 함께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폐외결핵으로 결핵균이 전염되는 것을 우려할 수 있지만 대체로 폐결핵이 동반되지 않은 폐외결핵은 전염성이 거의 없으므로 대부분은 격리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한재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크론병 등으로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폐외결핵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원인 모를 발열, 체중 감소, 특정 부위의 만성 통증이나 부종 등이 지속된다면 감염내과 진료를 받아 조기에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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