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더워 미국주식

2025-01-02

연말 아니랄까봐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와중에, 미국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은 뜨겁디 뜨거운 불장을 보이고 있다. 본인은 생활비 부족에 허덕이느라 그저 손만 쪽쪽 빨고 구경할 수밖에 없었지만,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 주식과 코인에 투자한 동기들은 하루하루 얼굴이 펴지고, 긍정적으로 변해가는걸 보며 복통이 심하게 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몇달 전에 급전이 필요해 180달러에 정리했던 테슬라 주식이 12월 18일 현재 신고가를 경신하고 479달러에 이른걸 보며 왜 흡연자들이 답답할 때 줄담배를 피워대는지 처절히 이해하게 됐다.

급등한 테슬라뿐만이 아니라 올 한해는 전반적으로 미국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S&P지수는 12월 18일 오늘 기준 연중 27.57% 상승했다. S&P 지수의 지난 51년간 평균 수익률이 약 10% 남짓이였던 것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특히 원화로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 특성상 국내 증권사에 상장된 S&P 500 지수 추종 ETF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환율 역시 급등하는 바람에 환율상승분까지 고려한다면 약 4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얻었을 것이다.

시장평균수익률이 40%에 이른다는 것은 곧, 올 한해 40% 수익률을 얻지 못한 원화 투자자들은 사실 시장 참여자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자산의 가치가 녹아내렸다는 의미다. 물론 연초에 모든 금액을 투자하고 기다린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고 중간중간 진입한 경우를 포함하면 수치가 낮아지겠지만 아무튼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수익률이다. 그러나 가장 놀랍고 슬픈 것은 본인이 바로 자산의 가치가 녹아내린 그 당사자라는 점이다.

아직 소득이 없는 학생이기에 주위에 취업해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학부 동기들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아직 졸업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벌써 결혼을 한 친구들도 있고,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지인도 있다. 주위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본인은 캐스트나 깨뜨리고, 파일 파절이나 시키고 미생 그 자체의 삶을 살고 있지만, 각자의 인생에 각자의 속도와 방향이 있음을 인정하고 반쯤 체념, 또 절반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주어진 하루를 보내려 한다.

칸트는 행복의 조건으로 3가지를 말했다고 한다.

첫째, 할일이 있고

둘째,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셋째, 희망이 있다

이 세 가지를 만족하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라 한다.

나는 할 과제와 실습이 아주 많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으며,

앞으로 더 나은 날이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기에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칸트는 행복의 조건에 하나를 빠뜨린듯 하다. 그건 바로 테슬라와 비트코인을 팔지 말것.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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