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6세 아이들이 유명 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보는 시험, 일명 ‘7세 고시’로 온 사회가 들썩이지만, 최근엔 ‘4세 고시’까지 등장했다. 7세도 늦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학원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초등학교에도 입학하지 않은 아이들이 보는 시험의 수준은 중·고등학생이 풀기도 버거운 수준이다. 비단 영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학과 국어 모두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는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고, 그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하면 아이가 공부를 더 잘할 수 있을까? 정말 더 똑똑하게 자랄까?
영·유아기 과도한 학습은 오히려 뇌 발달엔 안 좋을 수 있어요.
김붕년 서울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조기 사교육이 아이를 망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4~7세는 전두엽 특정 부위와 감정을 조절하는 대뇌 연결망이 만들어지는 시기인데, 이때 아이가 원하지 않는 공부를 과하게 시키면 정서 장애인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려다 오히려 아프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 최고의 뇌 발달 전문가로 꼽힌다. 진료 대기만 3년에 이르고, 소아 뇌 발달과 발달 장애 관련 주요 국책 과제를 맡고 있다. 『아이의 뇌』『10대 놀라운 뇌 불안한 뇌 아픈 뇌』등 책도 여러 권 냈다. 그는 “양육자들이 일찌감치 사교육을 시키는 건 뇌 발달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능이나 사회성 같은 능력은 뇌 발달에 맞춰 성장한다. 김 교수가 “아이를 잘 키우려면 뇌가 성장하는 원리와 그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지난달 4일 그를 만나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는 제대로 된 방법을 물었다.
Intro. 7세 고시가 위험한 이유
Part 1. 호두 속 세로토닌, 행복한 뇌 만든다
Part 2. 멍 때릴 여유 줘야 창의력 커진다
Part 3. 양육자가 먼저 아이한테 공감하라
🧠호두 속 세로토닌, 행복한 뇌 만든다
‘인간은 왜 이렇게 미숙하게 태어나는 걸까?’ 신생아를 키워봤다면 누구나 한 번쯤 가졌을 의문이다. 송아지는 태어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걸음마를 하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한 발을 떼는 데 1년은 족히 걸린다. 말을 하는 데도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대체 왜 그런 걸까? 김 교수는 “미숙하게 태어나기 때문에 더 똑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