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가켐바이오가 다수의 후보물질과 플랫폼을 동시에 수출하는 ‘빅 패키지딜’을 추진한다. 글로벌 빅파마와 논의를 이미 시작한 상태로 계약 규모도 단일 후보물질이나 플랫폼을 개별적으로 수출하는 것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리가켐은 기술개발(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2027년까지 신약후보물질 20개를 임상 단계에 진입시킬 계획이다.
김용주(사진) 리가켐바이오 대표는 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리가켐바이오 글로벌 R&D 데이 2025’에서 "이미 임상 단계에 들어간 프로젝트는 5건으로 2027년까지 추가로 약 15건을 진입시키는 게 목표"라며 "모든 걸 다 끌고 가진 못할 수 있지만 사업개발(BD) 등 아웃소싱을 통해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에 필요한 자금은 ‘빅 패키지딜’과 제3자 라이선스 계약, 바이오베스트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을 토대로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빅 패키지 딜은 리가켐이 보유한 ADC 플랫폼의 사용 권리와 다수의 후보물질을 동시에 수출하는 계약이다. 채제욱 리가켐 사업전략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후보물질 1개와 복수의 타깃에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1조 원 가량에 체결했다”며 “이제는 연구 물질 3개, 전임상 물질 2개, 플랫폼 타깃 5개 등 ‘빅패키지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들어오게 될 금액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베스트ADC는 기존 ADC 의약품의 항체 특허가 끝나는 데 맞춰 효능이 더 우수한 ADC를 출시하는 전략이다. 채 부사장은 “항체의약품은 특허가 끝나면 같은 효능의 시밀러가 쏟아져 나오지만 ADC는 같은 항체로도 독성이나 효능을 개선할 부분이 많다"며 “이미 리가켐이 보유한 링커나 페이로드로 ‘바이오베스트ADC’를 준비하고 있고 이르면 2026년부터 특허가 만료되는 항체에 맞춰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트너사인 영국 익수다와 중국 시스톤이 기술도입한 리가켐의 후보물질의 제3자 라이선스 아웃도 기대하고 있다. 로버트 러츠 익수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엔허투 투약 후 치료효과가 적었던 환자 80%가 IKS014로 효과를 봤다”며 “엔허투 2차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제3자 기술이전을 통해 대규모 임상 3상이 가능해진다면 엔허투와 직접 경쟁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칭메이 시 시스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또한 머크(MSD)가 개발중인 ROR1 표적 ADC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데 대해 “1상에서 우리 약물이 효과가 더 좋고 부작용은 적게 나와 걱정하지 않는다”며 "경쟁약물이 고형암을 다루지 않는 것과 달리 우리 약물은 고형암도 효과가 있어 확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한편 김 대표는 기존 항체·약물접합체(ADC) 외에도 표적단백질접합체(TPD), 펩타이드약물접합체(PDC) 등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떠오른 PDC를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TPD도 혈액성 질환에 의미가 있어 새로운 물질을 발굴 중”이라고 덧붙였다. PDC는 펩타이드와 약물을 연결한 만든 치료제로 ADC와 비교해 침투력이 좋고 생산 비용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