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 ‘빅5’로 꼽히는 아너가 화웨이에서 분사한 지 5년 만에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너는 내년까지 상장 절차를 마무리해 연간 3조 원에 육박하는 인공지능(AI) 투자 비용을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30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를 인용해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룽야오)가 26일 선전 증권감독관리국으로부터 상장 지도(IPO 컨설팅)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도 기관은 중신증권(CITIC)이다. 상장 지도는 총 3단계로 진행되며 해당 절차가 시작됐다는 것은 아너의 상장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고 제일재경은 설명했다.

우선 1단계로 올 9월까지 아너의 경영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 등이 진행된다. 이후 10~12월까지 석달간 회사의 사업 발전 목표와 미래 발전 계획, 자금 조달 계획, 기타 투자 프로젝트 등을 논의하고 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내년 1~3월에는 현지 증권감독관리국의 관리 감독하에 IPO와 상장 신청을 위한 준비를 마치는 과정을 거친다.
앞서 2023년 IPO 계획을 밝힌 아너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섰다. 스마트폰을 핵심 사업으로 삼는 아너는 IPO를 통해 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는 “아너는 상장 후에도 AI 단말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집중 투자할 예정이며 조달된 자금은 AI 연구개발(R&D)을 위한 핵심 사업에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젠 아너 최고경영자(CEO)는 3월 향후 5년간 100억 달러(약 13조 4930억 원)를 AI 개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국 매체들은 아너의 연간 AI 투자 규모가 150억 위안(약 2조 8260억 원)에 달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추산했다. 리 CEO는 “대규모 투자로 AI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PC,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AI 생태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AI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관련 부서 직원은 2600명에 달하며 최근에는 로봇 사업 육성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자체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연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쏟아붓고 있다. 아너는 상장 후 AI 단말기 분야에서 강점을 다지는 것은 물론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연관 사업 분야로 확장해 생태계를 넓혀나간다는 전략이다.
화웨이의 저가 브랜드였던 아너는 미국의 제재 이후 2020년 중국 선전 지방정부 컨소시엄에 매각됐으며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5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