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파산 건수 690건…"금융위기 때 수준"

2025-01-07

지난해 높은 금리와 소비 위축에 미국에서 파산한 기업 수가 금융 위기 때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 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최소 686곳의 미국 기업이 파산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10년(828곳)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직전인 2023년과 비교하면 파산 기업은 8% 늘어났다. 피치레이팅스에 따르면 총 부채가 1억 달러(약 1449억 원) 이상인 기업에 우선 대출을 제공한 채권자들은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회수율을 기록했다.

파티용품 소매업체인 파티시티의 몰락이 지난해 파산한 미국 기업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FT는 전했다. 파티시티는 2023년 10월 현지 법원에 법정관리에 해당하는 ‘챕터11’을 신청한 후 파산 위기에서 겨우 벗어났지만 지난해 12월 결국 두 번째 파산 신청서를 제출했다. 파티시티 측은 “소비자 지출과 비용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며 “전국 700개 매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부양책이 철회되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매업체들이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한 해 동안만 식품용 밀폐 용기 제조업체 터퍼웨어, 레스토랑 체인 업체 레드랍스터, 화장품 소매업체 에이본프로덕츠, 저가항공사 스피릿항공이 파산했다. 그레고리 다코 EY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으로 상승한 상품 및 서비스 비용이 소비자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소득이 하위 계층인 가정들의 부담이 특히 크지만 중간과 상위 계측 역시 (소비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짚었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기업과 가계에 대한 압박이 완화되고 있지만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연준은 지난달 올해 금리 인하 폭 전망치를 기존 1%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낮추는 매파적 입장을 보였다. 금리가 낮았던 2021년~2022년 2년간 미국 기업들의 파산 신청 건수는 777건에 불과했다. 파산 긴청은 2023년 636건으로 급증한 후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지속했다. FT는 S&P글로벌을 인용해 “지난해 파산 신청 기업 중 최소 30곳이 신청 시점에 최소 10억 달러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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