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가부양도 전무한 가운데 주주환원마저 인색하다는 비판 여론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사조산업에 배당확대와 함께 주주친화적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요구하는 중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조산업은 지난 23일 전 거래일 대비 1050원(3.03%) 오른 3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2일 종가 기준 4만원 선이 깨진 이후 우하향을 지속하며 현재까지 3만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
앞서 사조산업은 소유한 토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해제 기대감에 장중 7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사조산업이 대주주로 있는 캐슬렉스 서울 골프클럽(GC)이 소재한 하남시 감일동·감북동 일대는 국토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하지만 지난달 5일 정부가 발표한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사조산업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는 포함되지 않으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여기에 인색한 주주환원아 주가 하락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주주들의 목소리다 . 최근 3년간 사조산업의 보통주 시가배당률은 ▲2021년 0.63% ▲2022년 0.78% ▲2023년 0.48%로 1% 내외다. 시가배당률은 상장사 주식의 현재 주가 대비 배당액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배당을 실시한 799개사 평균 시가배당률은 2.72%로 집계된다.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오너가의 상속·증여를 앞둔 탓에 주가 부양책에 인색하다고 지적해왔다. 송종국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주가로 평가하는 상속·증여세는 주가가 올라갈수록 부담된다"며 "아직 사조시스템즈와 사조산업 잔여 지분이 있다. 상속할 시 세금만 몇 백억 수준으로 계산되는데 오너 입장에서는 이때 주가가 낮을수록 좋다. 주가 부양을 하려고 했으면 이미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조그룹은 현재 주진우 회장에서 주 회장 장남인 주지홍 부회장으로 승계 작업 중이다. 사조그룹 지배구조는 사조시스템즈(비상장) → 사조산업 →주요계열사로 이어지며, 사조그룹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사조시스템즈와 사조산업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주 부회장은 사조시스템즈 지분 50.01%를 확보하면서 승계 작업 막바지에 다다랐으나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 경영권 확립이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 사조그룹 지분구조는 최대주주는 사조시스템즈(29.80%)와 그 외 주진우 외 특수관계인 8인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은 67.45%다. 주진우 회장이 14.24%, 주지홍 부회장이 6.91%를 보유하고 있다.
인색한 주주환원에 지난해부터 소액주주연대는 ▲배당금 2000원으로 확대 ▲100% 무상증자 또는 액면 분할 제안 등의 주주친화적인 주가 부양책을 제안해왔다. 또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요구하는 중이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결과 2021년 1월부터 이날까지 사조산업이 자사주를 취득 처분한 건은 2021년 8월 5일부터 같은 해 11월4일 단 한 건에 불과했다. 당시 신고 수량은 5만5000주다.
주주들은 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을 통과를 염두해 두고 사조산업에 더 거센 요구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사조산업은 보유 토지, 영업가치 등이 다양한 요소로 인해 저평가돼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법이 개정되면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치를도 드러나고, 사조산업 장부에 반영되는 자산가치가 올라가면 주가 상승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연결 기준으로 보면 사조산업 실적은 지난해 비해 좋은 수치를 보인 것은 맞다. 하지만 개별 재무제표를 확인해보면 악화된 실적을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며 "이에 자사주 매입, 소각 관련 등 주주환원에 대해 입장을 말하기가 어렵다.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 정책 속도를 따라가기 버거운 단계"라고 했다.
올 3분기 누적 사조산업 연결 순이익은 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4% 올랐다. 영업이익은 131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했다. 반면 개별 기준으로는 순손실 127억원, 영업손실 115억원으로 각각 적자 폭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