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라질에 50% 관세 통보···룰라 “미국 정부, 브라질 민주주의에 위협”

2025-07-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을 브라질 정부가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히자 브라질 정부는 보복 조치까지 고려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백악관은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의 최근 정책, 관행 및 행동이 미국의 국가 안보, 외교 정책 및 경제에 관한 비정상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백악관은 이러한 조치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관련한 불만에서 내려졌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브라질 정부가 정치적 동기에 따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 수천명을 박해, 협박, 괴롭힘, 검열, 기소한 것은 브라질의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며 행정명령의 시행 이유를 밝혔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이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을 맡은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장에 관한 제재를 발표했다. 재무부의 조치에 따라 모라이스 대법관의 미국 입국은 금지되고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모라이스 대법원장과 직계가족 등의 미국 입국 비자를 취소할 것을 명령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이같은 제재를 발표하며 “지모라이스 대법원장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관한 기소를 포함해 억압적인 검열, 인권을 침해하는 임의적 구금, 정치화된 기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패한 후 쿠데타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부정선거론을 펼치며 지지자들을 동원하고 군대를 의회와 법원 등에 난입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무기 삼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철회하라고 요구해왔다.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과 재판을 끝내라”며 50%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발표한 관세 중 가장 높은 수준인 50% 고율 관세가 실질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브라질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항공기 부품, 에너지, 오렌지 주스 등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브라질의 대미 수출품에 대한 실질 관세율은 예상한 것보다 낮은 30.8%가 될 것”이라고 봤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에 관한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미국 정부가 브라질 사법 제도에 간섭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사법부의 독립성을 약화하려는 시도는 민주주의 체제 자체에 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브라질에 대한 무역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정치적 논리를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미국과 무역에서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법률에 명시된 국가 방어 수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룰라의 발언은 브라질이 보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호제리우 세론 브라질 재무장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비상계획을 수립해 다듬는 중”이라며 “미국 관세 정책은 예상보다는 온건한 것으로 보이나, 관세 인상 배경에는 무역 문제가 아닌 정치적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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