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대통령 '시장주의' 환영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21대 대통령으로서 첫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시장주의를 역설하며 우리 경제와 산업 전반에 고질적으로 쌓여있는 규제와 통제의 관행을 걷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의례적인 발표가 아니라, 대통령 취임선언에 이은 국정담화에 담긴 것이어서 무게를 더한다.

이 대통령은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 뒤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앞선 여러 대통령이 기업 친화와 시장주의적 관점을 피력했지만, 이렇게 구체적이고 명시적으로 기업활동 보장을 약속한 사례는 없었다. 더구나 '하면 안되는 것 이외는 다 허용하는' 이른바 규제 방식의 네거티브 전환을 천명한 것도 값진 선언이다.

이런 바탕만 마련된다면 이 대통령의 말대로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으로 성장하기 까지 기업들이 펼쳐온 각고의 노력이 이제야 제대로 평가 받고, 더 잘 뛸 수 있는 무대가 꾸려진다는 점에서 경제·산업계의 기대가 크다.

극도로 침체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으로는 첨단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지원과 미래 준비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으로 미래를 주도하는 산업 강국으로 도약겠다”며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 중심사회로 조속히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 부흥과 잘사는 국민의 기준이 문화 역량에 있음을 거듭 역설한 것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한국문화의 국제적 열풍을 문화산업 발전과 좋은 일자리로 연결시켜야 한다”며 “적극적인 문화 예술지원으로 콘텐츠의 세계 표준을 다시 쓸 문화강국,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천명했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첫 약속 치고는 너무 시장·산업 편애 아닌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제일 먼저 풀어야할 과제와 책임이 경제위기 극복이라면, 그 해결 주체인 기업과 시장을 향해 더 한 애정이라도 보여야 한다.

이재명 정부 최고의 가치로 부각된 실용주의란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을 바꾸려면 기업을 춤추게 해야 한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려면 이 또한 기업을 뛰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