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소방본부 남동소방서 구급대원, 언어 장벽 넘고 뇌출혈 환자 생명 살려 ‘엄지척’

2025-10-13

지난 7일 저녁 인천소방본부 상황실에 외국인 환자가 두통을 호소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은 유창한 태국어 구사능력으로 뇌출혈이라는 중증 질환을 신속히 발견하고, 병원으로 이송해 생명을 살린 사실이 알려졌다.

“ปวดหัว(뿌앗후아)” 다급히 들리는 태국어

남동소방서 소속 구급대는 최근 30대 태국 국적 여성의 119 신고 현장에 출동했다. 신고 당시 여성은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으며, 한국어 구사에 어려움이 있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연히도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 중 최강인 대원은 태국인 배우자를 둔 다문화 가정의 일원이자, 과거 태국에서 3년 이상 직장 생활을 했던 경험 덕분에 유창한 태국어로 환자와 직접 문진을 진행할 수 있었다.

“왼쪽 머리가 깨질 것 같아요, 혀가 아프고 맛이 안 느껴져요“ 출동 당시 신고내용은 단순 두통이었으나, 구급대는 환자와 태국어로 문진하는 과정에서 뇌혈관 질환의 위험 신호를 감지했다.

“처음 겪는 강한 두통이 왼쪽 머리에서 시작됐고, 생각하는 대로 말이 잘 안 나오며, 혀에 통증과 함께 미각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환자의 진술 및 측정한 활력징후 중 혈압도 197/133mmHg 이상으로 매우 높은 상태였다.

구급대는 이를 단순 두통이 아닌 뇌출혈 가능성이 큰 응급 상황으로 판단하고, 즉시 인천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인하대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에 도착한 후에도 구급대는 병원에 남아 병원 측이 전달하는 내용을 통역해 주며 원활한 진료를 도왔다. 병원 진료 결과, 환자는 구급대의 예상대로 뇌출혈로 진단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초기 대응이 조금만 늦었더라도, 큰 후유증이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최강인 대원은 이번 대응에 대해 “제가 태국에서 근무한 경험과 가족 덕분에 태국어 소통이 가능했고, 환자 상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며 “단순히 통역이 가능한 수준을 넘어, 현장의 다문화 대응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돼 기쁘다”고 전했다.

[전국매일신문] 정원근기자

wk-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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