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자 5명뿐…'불영어'가 대입 당락 가른다

2025-12-04

‘불수능’이라 평가되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수능 만점자가 지난해 절반 수준인 5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 까다롭게 출제된 국어·영어 영역에서는 최상위권을 포함한 수험생 대부분이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 1등급 비율이 역대 가장 낮은 3.11%를 기록하며 대입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미 ‘사탐런’ 현상과 의대 모집 정원 축소 등 여러 변수로 대입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입시 전략 수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능 만점자는 총 5명(재학생 4명·졸업생 1명, 과학탐구 응시 4명·사회탐구 응시 1명)으로 11명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시험 난도를 끌어올린 복병은 영어 영역이다. 올해 영어 1등급 비율은 3.11%(총 1만 5154명)로 집계됐다. 통상 안정적인 1등급 비율(절대평가 기준)이라고 보는 6~10%대를 훨씬 벗어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1차 출제 이후 검토 과정에서 유독 영어 문항 가운데 사설 모의고사 등 기존 시중 문제와 유사한 것들이 다수 발견됐다”며 “이로 인해 문항들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난이도 부분을 좀 더 면밀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1차적으로 판단하고 더욱 면밀하게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에서조차 일부 수험생은 영어 1등급 확보에 실패해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미충족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 1~2등급 누적 비율이 24~25학년도에 비해 크게 감소해 상위권 대학 지원자들에게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수시 이월 인원에 따른 정시 모집 인원의 변화는 경쟁률 및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대학·학과별 수시 이월 인원을 확인해 최종 정시 모집 인원을 기준으로 한 지원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독 어려웠던 국어와 비교적 평이했던 수학의 표준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진 점 또한 최상위권 수험생의 입시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전년 139점),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전년 140점)으로 두 과목 간 격차는 지난해 1점에서 올해 8점으로 크게 벌어졌다. 응시자 성적(원점수)을 시험 난도에 따라 보정한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실제로 올해 국어 만점자는 전국에 단 261명뿐인 것으로 확인돼 ‘불국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 성적을 잘 받은 경우 메디컬 및 최상위권 대학 지원 시 절대적으로 유리해졌다”고 평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역시 “국어가 절대적 경쟁력을 확보했다. 수학 만점을 받고도 국어 고득점 학생을 이길 수 없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한편 역대급 ‘사탐런’으로 사탐 응시자가 대폭 늘어난 동시에 사탐·과탐 과목 간 표준점수 격차는 지난해보다 줄며 단순히 ‘사탐러가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사탐 응시자 가운데 2등급 이내 인원은 총 7만 9622명으로 지난해 대비 30.0% 증가한 반면, 과탐 응시자 가운데 2등급 이내 인원은 3만 7308명으로 전년 대비 25.3% 감소했다.

다만 전체 응시자 수와 비례해 사탐 고득점자도 크게 늘어나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표준점수를 보면 사탐·과탐 대부분의 과목에서 최고점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해 지난해보다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 교육부 및 입시 업계의 평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연계열에 적용되는 과학탐구 가산점 혹은 일부 인문계열에 적용되는 사회탐구 가산점이 정시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수험생들은 국·수·탐 합점수만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 대학을 검토할 것이 아니라 대학별 환산 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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