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운 올림퍼스 스파 대표
한인 스파, 트랜스젠더와 갈등
출입 막으면 피소, 고객은 불만
연방법원들 스파 측 소송 기각
차별 논란과 생존권 사이 고민

최근 한인 운영 스파들이 트랜스젠더 입장을 둘러싸고 잇따라 법적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본지 6월 2일자 A-4면〉
법적 기준이나 평등권 문제를 떠나, 실제 현장에서는 다수의 이용객이 트랜스젠더와의 공동 이용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업주들은 고객들의 불만 때문에 트랜스젠더의 입장을 제한하려 하지만, 법적으로는 차별 소송에 시달린다. 업주들은 트랜스젠더가 주장하는 인권과 평등, 그리고 생존권 사이에서 어려운 결정을 강요받고 있다.
트랜스젠더 입장 문제로 법적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명운 올림퍼스 스파 대표는 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스파 이용객 다수가 트랜스젠더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며 “여성들이 나체로 있는 전용 공간에 남성의 성기를 가진 사람이 들어온다면 일반적으로 다들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현재 올림퍼스 스파는 트랜스젠더 입장을 금지하고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에 있는 올림퍼스 스파는 여성 전용 한국식 찜질방이다. 지난 2020년 남성 성기를 가진 트랜스젠더 여성의 입장을 거부했다가 워싱턴주 인권위원회에 의해 고발됐다. 이후 스파 측은 연방 법원에 인권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고, 제9 연방항소법원도 지난달 29일 2대 1의 다수 의견으로 스파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대표는 해당 판결에 대해 “법률적 판단이라기보다 정치적 판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항소법원의 판결은 편향돼 있고 공정하지 못했다”며 “워싱턴주 정치 및 사법계 인사 90%가 민주당 출신이며, 다수 의견을 낸 마거릿 맥키언, 로버트 굴드 판사 모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트랜스젠더의 스파 이용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넓고, 여러 개의 방이 있는 공간에서 트랜스젠더와 여성이 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라며 “충동적으로 성추행, 성폭행 등 성범죄를 저지를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객들의 불만 역시 적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몸을 계속해서 응시한다는 항의가 이미 여러 건 접수됐다”며 “우리 스파에는 미성년자인 여자아이들도 많이 오는데, 남성 성기를 가진 사람이 나체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정서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아이들에게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일부 트랜스젠더의 여성 전용 스파 이용이 고의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트랜스젠더의 입장을 허용하는 남녀 공용 사우나들이 있는데 왜 굳이 여성 전용 스파를 찾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의적이지 않고서야 그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법적 싸움에 휘말리고 계속되는 불만 건으로 운영이 힘들다고 해서 생업인 ‘스파’를 포기할 수도 없다.
이 대표는 “만약 주 정부가 트랜스젠더 입장을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린다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등 운영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올림퍼스 스파는 우리 가족이 신념을 지키며 20년 넘게 이어온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비록 항소법원에서 패소했지만, 연방 대법원까지 가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