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남도가 중앙아시아 주요국과 협력을 확대해 ‘새로운 실크로드 시대’를 연다. 주요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확대는 물론 노동인력 수급 협력 등을 아우르는 복합 외교로 경남 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복안이다.
경남도는 박완수 도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남대표단이 18일부터 26일까지 몽골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방문하며 전략적 협력을 추진한다. 이번 순방은 단순한 해외 우호방문을 넘어 경남과 중앙아시아 주요 도시 간 산업, 인력 분야의 새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대표단은 먼저 몽골에서 도내 소비재 기업들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알리며 수출 품목 다변화를 모색한다. 몽골은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34세 이하로 글로벌 문화와 트렌드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 울란바토르시와 산업·관광·도시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이 기대된다. 나아가 경남이 지닌 기술력을 통해 몽골 정부가 추진 중인 신도시 개발, 도시 과밀 해소, 주거환경 개선 등 도시 정책 현안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승강기 산업 협력을 도모한다. 경남도는 지난해 한-카자흐스탄 산업통상 협력개발 지원사업(ODA)에 경남 승강기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된 것을 기반으로 알마티시와 첫 공식 교류에서 승강기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향후 연구개발(R&D)센터 조성, 기술 교류 협의체 구축, 제조시설 확대, 인증체계 정비, 전문 인력 양성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한다. 카자흐스탄은 중국과 터키 등에서 부품을 수입 후 조립 생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핵심 기술 보유와 유지관리 체계, 전문 인력, 시험·인증 제도 등 산업 기반이 미흡하다. 이에 도는 승강기 제조와 시험, 연구개발, 인력양성 등 산업 육성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 모델 개발과 기술 연수 프로그램 운영, 공동 인증·규격화 방안 마련 등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고속철 수출과 산업인력 확보를 위한 협력을 다짐한다. 도는 타슈켄트주와 첫 우호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고속철 수출과 산업인력 확보를 위한 기틀을 마련한다. 특히 광역형 비자 제도를 활용해 해외인력을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 대외노동청과 협약도 맺는다. 협약으로 현지에서 조선업 기량검증과 한국어 능력 검정을 시행하고, 비자 행정 지원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송출 비용 절감, 비자 발급 행정지원, 입국 후 사후관리 체계 등도 포함돼 있어 외국인 인력과 지역사회가 조화롭게 정착할 수 있는 구조가 기대된다.
박 지사는 “중앙아시아 3개국과 만나는 것은 기술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협력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경제 역량을 공유하고 교육과 문화, 행정까지 아우르는 지방외교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