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쓰는 로봇
노대원 지음
문학과지성사 | 404쪽 | 1만7000원
지난 3월 미국 할리우드의 일부 배우 및 감독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공지능(AI) 저작권 관리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AI가 영화 산업은 물론 미술, 음악, 문학 등 예술 분야 전반의 저작권을 위협하고 개인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었다. 최근엔 챗GPT를 이용해 사진을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의 그림체로 변환시켜주는 ‘지브리 프사(프로필 사진)’ 열풍이 불며 저작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회 전반에 AI가 활용되며 이제 예술 분야에까지 AI가 적극 쓰이고 있다. AI에 간단한 명령어 몇가지만 넣으면 음악이 작곡되고, 얼개만 지시하면 한 편의 단편소설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AI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여겨져온 창작 분야를 대체하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책은 이미 AI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AI에는 영혼이 없다’며 이를 활용한 창작을 낮춰 보고 AI가 가진 창조성에 관해 토론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AI는 그 자체로 창작자의 영역을 위협하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에게 글쓰기와 관련된 또 하나의 방법론을 부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예술의 몫은 창작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향유하는 소비자와 함께 완성돼왔으므로 “예술을 완성시키는 것은 누구인가?”라는 비판적 사유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문학과 예술의 탄생을 바라봐야 한다고도 말한다.
문학평론가이자 AI교육 연구자이기도 한 저자는 총 4부로 이뤄진 책의 앞부분에서 이처럼 생성형 AI와 이를 둘러싼 문학의 관계에 대해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