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폭염이다. 꼭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시원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가가 된다. 그런 여유는 마음이 부유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 이럴 때 책 한 권이 곁에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김경일 교수의 <부의 심리학>은 제목부터 흥미롭다. 돈을 다룬다고 하면 재테크나 경제 서적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은 그보다는 우리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본다. 돈에 대한 불안, 타인과의 비교,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 그 모든 것은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 책은 알려준다.
“우리가 배워야 할 건 돈이 아니라 돈을 다루는 우리의 마음이다.” 이 한 문장이 이 책의 핵심이다. 지갑을 채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돈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당연해 보이지만, 우리는 자주 이 중요한 출발점을 놓친다.
사람들은 가끔 소비를 앞두고 갈등한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 같고, 안 하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러나 남는 건 후회와 통장 잔액의 공허함이다. 이 책은 그런 감정이 비정상이 아니라, 누구나 겪는 심리적 현상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중요한 건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생각과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필자는 컨설턴트, 강사로 일하면서 연봉 협상, 성과 보상, 인센티브와 같은 주제를 자주 다룬다. 겉으로는 돈이 핵심인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감정의 문제다. 억울함, 기대, 실망, 동기부여까지. 돈은 숫자가 아니라 감정이다. 감정을 모르면 돈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
강의 중에 만난 기억에 남는 청년이 있다. 월급의 3분의 2를 저축하던 그는 절약이 목적이 아니었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뚜렷한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저축은 결핍이 아니라 주도적인 선택이었다. <부의 심리학>은 그런 태도에 대해서 심리적 이론과 근거를 제시한다. 얼마나 아끼는가보다, 왜 아끼는가가 더 중요하다. 절약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정한 기준과 감정의 균형이다. 그것이 진정한 부자의 조건이다.
책에서는 ‘돈을 잘 버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지금 나는 어떤 마음으로 돈을 대하고 있는가’를 묻는다. 우리의 태도와 욕망, 불안을 되짚고, 삶의 방향을 다시 정리하게 만든다. 여름휴가를 맞이한 분들 휴식하면서 읽기에 좋을듯하다.
여유로운 시간과 마음을 갖고, 조용한 공간에서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내 안의 불안과 욕망을 마주하게 된다. 마음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릴 것 같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겠니?”
진짜 부자는 통장의 숫자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다. 남의 시선이 아니라 자기 삶을 먼저 들여다보는 사람. 흔들리더라도 중심을 되찾을 수 있는 사람.
“오늘 당신의 통장 잔고는 어떤가요?”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오늘 당신 마음의 잔고는 어떤가요?”
조석중 (독서경영 전문가)
소개도서
《부의 심리학》 (김경일 / 포레스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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