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결제원이 조직 전반에 인공지능(AI)을 본격 도입한다. AI 모델 학습부터 서비스 운영, 테스트, 재해복구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첨단 인프라를 마련해 AI 기반 디지털 혁신을 본격화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운영 전반에 AI를 내재화하기 위해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 GPU가 장착된 고성능 서버 7대를 비롯해 VM웨어 기반의 클라우드 환경도 구축한다. 여기에 서버 보안, 계정 관리, 자산 관리 솔루션 등도 연동해 AI 실험부터 운영, 모니터링, 서비스 고도화까지 구현한다.
보안 대책도 마련했다. 장애 발생 시 4시간 내 복구, 월 1회 이상 보안점검 등 엄격한 조건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금결원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금융권에서 AI 기술이 확산되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이상거래 탐지(FDS), 대안신용평가, 챗봇 기반 고객응대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금결원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AI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는 아직 금융 분야에 특화된 합성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다. 금결원은 정부 과제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으며, AI 통합 인프라를 기반으로 금융 합성데이터 연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금결원은 정부의 '2025년 초거대 AI 확산 생태계 조성 사업'에도 참여한다. 'AI 기반 금융거래 이상탐지 및 대응체계 구축'을 수행하는 주관기관이다. 핵심 과제 중 하나는 AI 기반 고객 상담 모델 개발이다. 상담 텍스트 원천데이터 5만건 이상을 기반으로 금융에 특화된 모범 답변을 생성하고 학습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정제된 AI 응답 체계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금결원은 합성데이터 생성 기술과 딥러닝 기반의 이상거래 탐지 모델, 실시간 대응 알고리즘 등을 개발 중이다. 실제 금융거래와 유사한 사용자 패턴을 반영해 합성거래 데이터를 정상·비정상 각각 최소 50만건 이상 구축한다. 이를 바탕으로 AI가 의심 거래 유형을 식별하고 분류 근거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추론형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을 개발한다.
금융당국 정책과도 맞물려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는 금융사 전반의 AI 확산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결원 관계자는 “금융결제원이 합성데이터 개발에 나서는 건 당장 조직 내부에 AI를 도입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라며 “향후에는 금융사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AI 활용의 기술적 한계나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