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캐즘·트럼프 리스크'에도 갈 길은 간다

2025-02-05

韓 배터리, 탄력적인 경영 전략 이어가

전문가 "미래에 대한 확신 변함 없어"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동화 전환에 제동을 걸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까지 더해져 배터리 업계에 충격파가 클 것이란 평가다. 국내 기업들은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탄력적인 경영전략으로 미래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한 행정 명령 폐기를 공식화했다. 미국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폐지도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취임과 함께 IRA, 인프라법 등에 근거한 모든 지출의 타당성 검토를 지시했다.

IRA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하는 제도다. 폐지가 확정되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요인을 잃게 돼 판매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를 만드는 완성차 업체의 경우,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등 대안이 있지만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을 주로 해왔던 업체들은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같은 불확실성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했던 것이 아니었던 만큼 대응이 가능하다고 평가한다. 오히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에도 미래를 위한 준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트럼프의 등장을 예상했고, 이를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상당히 철저했다"며 "트럼프 2기의 출범부터 지금까지도 국내 기업들은 계획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 지역 투자 등 공격적인 생산 확장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미국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 합작공장 등 북미에서만 5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스텔란티스 조인트벤처(JV), 혼다 JV 등 신규 공장 가동과 46시리즈 등 고부가 신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이를 위해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지 않도록 탄력적인 경영 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온은 지난 1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과의 합병 절차를 모두 마쳤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원소재 조달 역량을 강화하고, 가격 변동성 및 거래 리스크 관리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병 후 SK온의 재무 구조도 크게 개선된다. 합병 전 13조원(2023년 기준)이던 SK온의 매출은 합병 후 62조원으로 증가했으며, 자산 규모도 40조원으로 확대됐다.

삼성SDI는 LFP 양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전기차 캐즘 돌파를 위해 중저가 및 보급형 차량 출시가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회사는 지난 24일 작년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2027년 LFP 양산 프로젝트와 관련해 주요 고객과 협의 중"이라며 "고객 수요에 맞춰 현지 공급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로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데이터센터향 ESS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기로 했다. 삼성SDI는 올해 ESS 생산능력(캐파)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배터리사들을 둘러싼 환경이 불확실성으로 가득하지만, 정작 국내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가득한 상황"이라면서 "모든 경우의 수에 따라 대응책을 고민하고 경영 전략을 수정하면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계속 해서 준비한 계획대로 미래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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