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주의’ 논란 빚자 대체 조형물 추진
서울시, 설계공모 통해 ‘디자인안’ 확정
6·25 참전한 22개국 조형물 연내 설치
세종로공원 ‘도심 숲 공원’으로 대변신
서울 광화문광장에 6·25 전쟁 참전국의 공을 기리는 조형물인 ‘감사의 정원’이 건립된다. 인근 세종로공원은 도심 숲으로 조성된 뒤 지하에 휴게·식음료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해 준 우방국에 대한 감사를 일상 속에서 기억하는 상징조형물인 ‘감사의 정원’을 연내 조성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설계공모를 통해 확정된 감사의 정원 디자인안을 보면 ‘감사의 빛 22’로 명명된 지상 조형물과 지하 미디어 소통공간으로 구성된다. ‘감사의 빛 22’는 6참전국(22개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시각화한 높이 5.7~7m의 22개 조형물이다.
시는 각 참전국에서 채굴된 석재를 들여와 조형물을 만든 뒤 측면에는 참전국 고유 언어로 애송시, 문학작품, 글귀 등을 새겨넣어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린다는 방침이다. 조형물은 광장의 전반적인 경관과 어우러지게끔 남북 방향으로 좁게 배치된다.
시는 “22개 조형물은 한국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검은 석재의 물성은 이들 국가와의 단단한 유대감을 상징한다”며 “조형물과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빛 연출이 가능해 우방국 기념일 등을 맞아 빛을 활용한 감사의 예우를 표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하에는 우방국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상징공간이 들어선다. 22개국의 현지 모습을 영상·이미지 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미디어월’과 함께 태극기를 비롯한 우방국 국기 등이 화면으로 송출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쟁 당시 우방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은 결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600년 우리나라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긴 광화문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어 이곳을 찾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감사의 정원은 서울시가 지난해 7월 조성을 추진하다가 ‘국가주의’ 등의 논란 속에 포기한 일명 ‘광화문 100m 태극기 게양대’의 대체 조형물이기도 하다. 이후 시는 9월부터 설계공모를 시작해 대체 조형물 건립을 모색해왔다.
광화문광장과 인접한 세종로공원은 밀도 높은 도심 숲으로 조성된다. 공원 내 세 개의 정자와 수경시설, 보행광장 등이 마련된다. 공원의 지상 1층~지하 2층에는 연면적 8768㎡ 규모의 휴게 및 식음시설, 다목적 공간 등이 들어선다. 이 지하공간은 광화문역과 KT빌딩, 세종문화회관 지하 등과 함께 연결통로로 이어진다.
시는 “그간 도심 한복판에 위치함에도 혹서·혹한기 등에 이용하기 힘들었던 야외 광장의 한계를 넘어 지하까지 확장해 ‘사계절 즐기는 광화문광장’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조성해 연간 3000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