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인수 추진…2000억 원 규모 추정
“매출 5조원 목표인데”…해외사업 정체에 국내서 성장동력 모색
국내 시장 포화, 군 급식엔 ‘체급’ 중요…“M&A 다시 돌파구로”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아워홈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인수를 추진하며 덩치 불리기에 나선다. 한화 품에 안기며 공격적인 매출 목표를 설정한 만큼, 사업 확장을 위한 지름길을 택한 모습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신세계푸드와도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신세계푸드와 단체급식사업 인수합병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신세계푸드 제조서비스 부문 내 위탁급식 관련 자산이 대상이며, 영업양수도 형태로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신세계푸드는 제조서비스 사업부문 매출은 5759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7.5%를 차지하고 있다. 구내식당, 외식, 베이커리 등이 포함되며 이 중 단체급식 사업 매출은 약 2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매각 대금이 약 1000억 원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당사는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구조 강화 및 사업협력 등을 포함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아워홈을 인수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30년까지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지난해 아워홈 연결기준 매출은 2조2440억 원으로, 5조 원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평균 약 17.5%의 높은 성장률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하지만 아워홈이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삼았던 해외 사업은 최근 삐걱거리고 있다. 중국 경기침체 여파로 현지 법인 매출이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다. 특히 청도럭키식품유한공사, 청도아워홈국제무역유한공사, 북경아워홈기업관리복무유한공사 등 해외법인은 지난해 당기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1%에서 지난해 10%로 축소됐다.
아워홈은 성장 열쇠를 찾기 위해 다시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문제는 아워홈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단체급식 사업의 경우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점이다. 단체급식 사업 매출 핵심인 기업 사업장은 주요 급식업체가 과점하고 있어, 사업 확장을 위해선 경쟁사 사업장을 뺏어와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다. 여기에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기존 ‘범LG가’ 사업장이 줄줄이 이탈할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군 급식 시장이 민간에 열리면서, 급식업체들에게 있어 ‘체급’은 새로운 경쟁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군 급식 입찰에서 얼마나 많은 식수 인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가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총 2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군 급식은 국내 급식사업에서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평가되고 있어 급식업체들의 ‘덩치 불리기’도 한층 중요해졌다. 아워홈에게는 신세계푸드 급식사업이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상황이다.
신세계푸드도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만큼, 급식사업 매각을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등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노브랜드 버거’와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 육성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앞서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잘하는 것을 더 잘하자”를 노브랜드 버거 비전으로 선포하며 힘을 실어준 바 있다.
한 급식업계 관계자는 “통상 식자재 사업보다는 급식 사업의 수익성이 더 높은 편이지만, 신세계푸드의 경우 급식사업 매출 비중이 경쟁사보다는 낮은 편”이라며 “급식 사업 매각을 통해 식자재 사업과 외식 사업 간 시너지 효과에 좀 더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