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미국 코닝 주식 600만주를 매각해 약 5000억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닝이 반도체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는 실리콘 포토닉스 핵심 기업으로 떠오르면서 회사 주식이 급상승했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 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3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코닝 주식을 300만주씩, 총 600만주를 매각했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추정 현금은 5000억원에 이른다. 지분 변동이 있던 3월 17일과 8월 20일 코닝 주가(약 47달러, 65달러)와 환율(1448원/달러, 1398원/달러) 종가 평균을 지분 수로 곱한 수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삼성전자에 21조9900억원을 빌려주고, 2024년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에 5조원대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현금부자'로 꼽힌다.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7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대여와 배당에도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2조2000억원 보유하고 있다.
코닝 주가는 9월 11일 기준 75달러를 상회했다. 지난해 말(47달러)보다 무려 50%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신호 전달 방식을 기존 전기에서 빛으로 바꾸는 '실리콘 포토닉스'가 부상하면서 이 분야 광학 기술을 보유한 코닝의 미래가치가 반영돼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보유하던 코닝 주식이 크게 상승해 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전히 코닝 지분 6800만주를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도 적지 않은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3년 삼성코닝정밀유리 지분을 정리하면서 미국 코닝의 전환 우선주 2300만주를 획득했다. 2021년에는 이를 보통주 1억1500만주로 전환했고, 이 중 코닝이 3500만주를 매입해 삼성디스플레이의 보유량은 8000만주가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양사 계약에 따라 보유 주식 일부에 대해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진 지난해부터 코닝 지분 매각에 나섰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600만주를 매각했고, 올해도 600만주를 매각했다. 지난 2년 간 현금화한 보유 지분은 1200만주, 기존 보유 지분의 15%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