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암, 유전보다 강력한 요인 있어"…'이 관계' 보면 알 수 있다[건강한 가족]

2024-10-27

전립샘암 바로 알기

90년대 말부터 유일하게 계속 증가

서구화된 식습관·인구 고령화 원인

수술이 최우선 치료, 부작용은 속설

얼마 전까진 ‘서양암’으로 불렸다. 미국·유럽에서나 발병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인종적으로도 발생률이 흑인, 백인, 황인 순으로 높다. 이들 지역에선 늘 남성 암 발생률 1위인 암이다. 그런데 이제는 남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전립샘암 발병률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오랫동안 남성 암 발생률 5~6위 정도에 그쳤던 전립샘암이 2020년엔 3위까지 올라섰다. 2021년에 4위(발생률 73.1)로 내려갔지만 3위인 대장암(74.8)과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주목할 만한 것은 남성 암 중 발생률 수치가 1990년대 말부터 꺾임 없이 증가하는 유일한 암이라는 점이다. 위암·폐암·간암 발생률이 완만하게 하향 곡선을 그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립샘암은 이제 드문 암이 결코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립샘암이 증가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과 인구 고령화를 꼽는다. 아무래도 남성호르몬이 높을수록 발병하기 쉬운 암인 만큼 식습관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 암 특성상 나이 들수록 발병률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가 시작된 일본은 20여 년 전부터 남성 암 2위였다.

부계보다 형제 가족력이 더 강해

하지만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유전이다. 다른 암도 그렇지만 전립샘암 역시 가족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아버지가 전립샘암을 겪은 경험이 있으면 아들의 경우 일반인보다 전립샘암에 걸릴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형제 가족력이 더 강하다. 전립샘암에 걸린 형 혹은 남동생이 있는 경우 자신의 전립샘암 발병 위험은 3배까지 높아진다. 게다가 일란성 쌍둥이일 경우 이 위험도는 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오진규 교수는 “전립샘암 위험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뭐니뭐니 해도 유전적 요인”이라며 “우선 부계 유전이 되기 때문에 아버지가 전립샘암이 있었다면 아들의 전립샘암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데 이보다 강력한 것이 형제 관계”라며 “형 혹은 동생에게 전립샘암 경험이 있다면 전립샘암에 걸릴 확률이 확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 시기도 앞당겨진다. 전립샘암은 주로 6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한다. 환자의 70.8%가 60~70대, 40대는 0.5%, 50대는 5.1%에 그친다.

그래서 전립샘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검사는 보통 40대 남성부터 권장된다. 선별검사로 전립샘특이항원(PSA) 검사가 사용되는데, 혈액검사로 PSA 수치를 알아볼 수 있다. 수치가 3ng/mL 이상일 경우 전립샘암 존재 가능성을 40% 정도로 본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35세부터는 PSA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수술해도 성관계·자녀계획 문제없어

치료는 수술이 우선적인 치료법이다. 뼈전이 등으로 항암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술을 적용한다. 복강경 수술뿐 아니라 로봇수술까지 적용되면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수술하면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말이 있지만 속설에 불과하다. 오 교수는 “옛날 한때 수술보다 방사선 치료가 부작용이 작다는 연구가 있었지만 막상 임상에선 방사선 치료가 발기부전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며 “이제는 복강경과 로봇으로 정교하게 신경을 살릴 수 있게 돼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같은 부작용이 현저히 줄었다”고 강조했다.

갑상샘암처럼 치료하지 않고 지켜봐도 괜찮다는 말도 오해 중 하나다. 전립샘암의 분화도(침윤 정도)를 평가하는 글리슨 점수 합산이 6점까지는 예후가 좋지만, 7점 이상부터는 예후가 안 좋아지고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

한다.

수술은 성생활이나 자녀계획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 교수는 “실제로 수술받은 분들은 ‘생활에 큰 불편감이 없을 정도로 결과가 좋다’고 말한다”며 “여러 오해 때문에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분들이 종종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발병하는 연령대를 고려하면 자녀계획이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이를 갖는 것도 가능하다. 오 교수는 “수술 시 전립샘을 들어내면서 정관을 절제하기 때문에 정관이 막히지만, 아이를 갖고자 한다면 정자를 냉동 보관하지 않은 경우라도 고환에서 정자를 채취해 체외 수정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립샘암도 암인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콩이나 토마토 등 리코페인 성분이 함유된 음식, 강황 등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또한 스트레스는 줄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고지방식, 고칼로리 음식은 절제하는 게 좋다. 특히 호르몬 보충요법은 주의해야 한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사람에게 적용되는 이 치료가 정상적인 사람에게 혹은 근육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면 전립샘암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당장은 근육량 증가에 기분 좋을 수 있지만 전립샘암에 가까워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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