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워싱턴대 공동 연구팀이 인체 면역계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면역세포를 진두지휘하는 T세포의 장내 면역 환경에서의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새로운 분석법을 확립했다. 이에 앞으로 장내 염증 관련 면역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아주대는 이재우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장내 T세포 수용체를 분류 및 체계화하는 새로운 분석법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음식물 및 장내 미생물 유래 항원에 의한 T세포 항원 수용체 레퍼토리 조절'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면역학 분야 저명 저널 'Immunity'에 5월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이 교수와 미국 워싱턴대 박사후연구원 정지선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워싱턴대의 치 송 시에 의과대학 교수는 교신저자로 함께 했다.
백혈구의 일종인 T세포는 우리 인체의 면역계에서 가장 중추가 되는 세포로, 다른 면역세포들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T세포는 수가 많고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어 개별 T세포에 대한 연구가 한정적으로 이루어져 왔을 뿐 전체적 T세포 메커니즘의 규명은 쉽지 않았다.
특히 복강병 등 면역학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T세포의 항원 특이성에 대한 기초 연구가 매우 중요하지만 장내 면역 환경의 복잡성으로 인해 이와 관련된 직접적인 연구는 아직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아주대와 워싱턴대 연구팀은 생쥐의 장내 T세포 수용체 연구를 통해 TCR을 자기 항원, 음식물 항원, 미생물 유래 항원에 의존적인 TCR로 각각 분류하는 새로운 연구 체계 확립에 나섰다.
연구팀은 장내 환경에서의 T세포 항원 특이적 반응을 거시적으로는 음식물 및 장내 공생 세균에 대한 전체 TCR 반응의 크기로 추적했고, 미시적으로는 음식물 및 장내 공생 세균에 반응하는 단일 TCR의 반응을 추적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2만개 상당의 T세포 수용체(TCR)를 분류한 체계 지도가 완성됐다.
더불어 연구팀은 염증성 장 질환의 원인이 되는 T세포 항원 특이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진행했다. 결국 연구팀은 분석을 통해 생쥐 사료의 구성 성분 중에는 콩단백질이 만성 장내 염증 반응의 항원임을 밝혔다.
음식물 구성 성분별 추적 및 장내 세균과 TCR 간의 네트워크 분석을 활용한 연구 기법은 T세포, 음식물, 그리고 장내 미생물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데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새롭게 제시한 연구 기법은 T세포 수용체의 숲과 나무를 함께 볼 수 있는 분류 체계 방식으로, 장내 염증 상황에서 T세포를 자극하는 음식물 및 장내 공생 세균 유래 항원을 규명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초 연구가 향후 장내 염증·음식물 알레르기 관련 면역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아주대 자연과학대학 기초과학연구사업 및 우수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