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인 서강대 정치외교학 전공 명예교수가 3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만 70세.
고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대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마키아벨리(1469∼1527), 해나 아렌트(1906∼1975), 해나 피트킨(1931∼2023)의 저작을 통해 서양 정치사상을 익혔고, 1989∼2020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특히 1993년 12월 한국정치학회 연례학술발표회에서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논문을 발표해 학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고인은 해당 논문에서 “철학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철학적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것이지, ‘악법도 법’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부당한 판결을 받아들인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200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초등학교 6학년 도덕교과서 내용 중 일부를 수정 권고했고, 해당 내용은 실제로 교과서에서 삭제됐다.2004년에는 헌법재판소가 중학교 사회교과서 중 일부 내용을 지적해 수정을 권고하기도 했다.
서양 정치사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르크스에 있어서 필요의 이론’(1990) ‘플라톤의 이해’(1991) ‘마키아벨리의 이해’(1993) ‘홉즈의 이해’(1993) ‘군주론’(1994) 등 다수의 글을 번역했다. 빈소는 한림대성심병원 장례식장 VIP1호실이며 발인은 6일 오전 8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