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둘째주 새로나왔어요

2024-11-13

▲우리를 방정식에 넣는다면

 오랫동안 과학, 그중에서도 물리학은 인간의 마음을 설명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 책 ‘우리를 방정식에 넣는다면(현암사·2만3,000원)’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을 비롯해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학자들의 연구가 인간의 뇌와 의식,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문제를 왜 연구해야 하는지, 어떤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 복잡하고 흥미로운 여정을 담고 있다.

현대 물리학과 신경과학이 만나 정신세계의 비밀을 탐험하고, 물리학자들은 그동안의 연구를 인공지능에 적용해 인류를 상상할 수 없던 미래에 다가서게 한다. 

우리에게 남은 빛

  ‘그리스트’는 기후 솔루션을 강조하고 환경 부조리를 폭로하는 데 전념하는 비영리 독립 미디어 조직이다. 이들은 ‘기후’, ‘정의’, ‘대안’을 모토로 기존 언론 매체의 전통적인 ‘보도’가 아닌 다른 전달 방식을 고민하면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 2021년 시작된 ‘기후소설 세계 공모전’이 있다. ‘우리에게 남은 빛(서해문집·1만6,800원)’은 공모전 1회 수상작들을 엮은 책이다.

온갖 장르와 국가, 인종의 작가들은 그들 자신이 그러하듯이 여러 궤도로 교차하는 정체성(흑인, 선주민, 라틴계, 아시아계, 장애인, 난민, 페미니스트, 퀴어 등)의 목소리를 담은 12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페미사냥 

  ‘페미사냥(민음사·1만7,000원)’은 여성학 연구자 이민주가 2016~2024년에 걸친 일련의 페미니즘 사상 검증 사건을 탐색한 책이다.

페미사냥은 이렇게 작동한다. ‘집게손’ 모양이 들어간 콘텐츠가 지목된다. 페미의 상징이 삽입되었다는 주장에, 기업에서는 사과문을 내고 콘텐츠를 수정한다.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제기되면 해당 기업의 여성 노동자가 위협을 받는다. 이러한 페미사냥은 언뜻 잠깐의 소동, 온라인상의 잡음쯤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자리에서 해고되고, 여성 소비자와 창작자들이 위축되며, ‘페미니스트’가 낙인이 되는 일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이번 생은 초록빛 

 ‘이번 생은 초록빛(한겨레출판·1만6,800원)’은 20년 차 환경작가 박경화의 첫 생활 에세이다. 그는 깨끗하고 튼튼한 포장지나 택배상자를 버리지 않고 모았다가 상점과 우체국에 되돌려주러 가고, 고장 난 우산에서 천을 뜯어내 야외에서 쓸 수 있는 작은 돗자리로 탈바꿈시킨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여행갈 때도 직접 만든 수젓집에 수저를 챙기고,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엔 열심히 재봉틀을 돌려 만든 천 마스크를 주변에 나눴다.

유기식물을 거두고 작은 텃밭을 가꾼다. 도시 생활 속에서도 초록빛 일상을 만들며 몸소 친환경 라이프를 보여주는 그를 따라 한 걸음씩 이번 생을 초록빛으로 물들여보자.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수원화성 여행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수원화성 여행(책읽는고양이·2만1,900원)’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굴레와 취약한 지지 기반 속에서도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정조가 보여준 명확한 현실인식과 주도면밀한 실행력을 보여주는 책이다.

단행본 최초로 정조와 동시대를 통치한 청나라 건륭제와 비교하여 수원화성의 새로운 의미를 살펴보는 독특한 접근이 흥미를 더해준다.

수원화성을 매개로 두 군주를 비교해보는 새로운 시도는 물론, 병자호란 이후 상당한 기간 동안 긴장 관계를 이어가던 조선과 청나라가 정조 시대 이후 어떠한 관계로 변모했는지 확인해 본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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