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도의 ESG칼럼] ESG보고서는 기업성과의 홍보수단이 아니다.

2024-07-08

2024 ESG보고서의 ESG자율공개 수준 : 홍보성 또는 그린워싱 수준의 내용이 다수 포함, CEO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철학, 비전 및 목표, 실천의지 미흡

진정한 변화와 혁신의 핵심도구인 ESG보고서 : ESG 정보공시 의무화를 조속히 실행하여 기업들의 실질적인 ESG경영 촉진

많은 상장기업들이 2024 ESG보고서를 자율적으로 작성하여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홍보성 또는 그린워싱 수준의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기업들의 ESG 경영에 대한 인식과 준비가 아직 부족함을 시사하고 있다.

ESG 경영은 기업 이미지 제고나 외형적 성과 달성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ESG 보고서에는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성과와 위험, 목표대비 달성도 등에 대한 균형 잡힌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ESG 정보공시를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의무공시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투자자와 사회에 자사의 ESG 활동을 정확히 공개하고 책임감 있게 경영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의 협력을 통해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ESG정보공시체계가 조속히 구축된다면, 기업과 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2024 ESG보고서의 자율공개 수준

ESG 보고서는 CEO 메시지로 시작한다. 이 메시지는 기업의 ESG 비전과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실천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CEO가 직접 참여하여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철학과 미래 방향을 명확하게 담은 메시지를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 메시지들이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진정성있게 작성되기 보다는 형식적인 문구나 지난해 성과 요약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본 필자가 통신산업, 제조산업, 금융산업의 ESG보고서의 CEO메시지를 분석해 본 결과, 산업의 특성에 따라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 수용성 강도, 실천의지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CEO ESG핵심 메시지]

L기업 : “탄소중립을 넘어 경영전반에 걸친 탄소네거티브 실현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K기업 :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경영에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S기업 :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ESG경영을 보다 강화해 가겠습니다.”

L기업과 S기업의 경우, CEO의 ESG경영에 대한 전략과 실천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으나 K기업의 경우, ESG경영을 부수적인 수준으로 인지하고 실천의지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기업들의 ESG보고서에는 CEO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철학, 비전 및 목표, 의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CEO 메시지는 단순히 형식적이거나 추상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기업의 실질적인 ESG 경영 비전과 실천의지를 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 진정성있는 ESG 경영을 하려면, CEO의 메시지를 통해 ESG 경영에 대한 비전과 전략, 강력한 실천의지와 실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의 ESG 경영 추진력과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ESG 경영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필수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CEO의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이 중요하다. CEO의 메시지는 기업의 ESG 경영 방향과 의지를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기업이 진정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신뢰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TCFD(기업 재무상의 기후변화 관련 정보 공개 태스크포스)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및 기후변화 위험 요소를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대부분 규제 준수 차원에 그치고 있으며, 실제로 기후변화 위험을 완화하고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경우는 잘 보이지 않는다.

ESG보고서는 진정한 변화와 혁신의 핵심도구

ESG보고서는 기업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핵심적인 도구로 기능해야 한다. 단순히 긍정적인 성과만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ESG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ESG 실천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ESG 보고서에는 ESG 목표 달성을 위해 겪었던 어려움과 도전과제,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솔직하게 드러나야 한다. 이를테면 환경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의 기술적, 재정적 어려움이나, 공급망 관리에서 발생한 노동 관련 이슈들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향후 계획과 보완 방안도 제시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이 ESG 실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 이처럼 솔직하고 투명한 ESG 보고서 공개는 기업의 진정성과 책임감을 보여줌으로써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한편, 지난 4월말,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에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에 대한 초안을 발표했다. 이 초안은 기업들의 ESG정보 의무공시기준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지만, 재계에서는 이러한 ESG정보공시 의무시기의 연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ESG 정보공시에 따른 부담과 비용 증가 등의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ESG 경영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이다. ESG 정보공시는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업의 ESG 실천 수준을 점검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정부와 관련 기관은 ESG 정보공시 의무화를 조속히 실행하여 기업들의 ESG 경영을 실질적으로 촉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의 ESG 성과 공시는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와 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ESG 경영이 기업이미지 홍보용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기업 전략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투자자 등 사회 각 주체들이 협력하여 ESG경영을 실천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환경 보호,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ESG 보고서는 기업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위한 핵심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bizstar2030@naver.com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