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역대급 실적 뒤에는…최태원 회장의 '뚝심 투자'

2024-10-24

[화이트페이퍼=이승섭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글로벌 인공지능(AI) 리더십과 함께 뚝심 있는 투자가 있었기애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미래 성장 산업 투자 일환으로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구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했다.

반도체 분야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선경 반도체를 설립하며 진출을 추진했지만 제2차 오일쇼크로 무산됐었다.

최 회장은 2010년 전문가를 초청해 시작한 반도체 공부 모임을 통해 반도체 시장의 미래와 SK하이닉스 인수 효과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만 해도 SK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 속에 연간 2000억원 대의 적자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한 최 회장은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조4267억 원을 들여 SK하이닉스룰 인수했다.

최 회장은 인수 직후부터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전 분야에 걸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매년 조 단위 귬ㅎ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데 이어, 2015년 M14를 비롯해 신규 공장도 잇따라 설립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SK그룹에 편입된 게 2012년인데, 그때부터 메모리 업황이 좋지 않아서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이 투자를 10% 이상씩 줄였지만 SK그룹은 투자를 늘리는 결정을 했다"며 "당시 투자를 확대하는 결정이 전 분야에 걸쳐 이뤄졌고 거기에는 시장이 언제 열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는 HBM 투자도 포함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결과, 2013년 HBM을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SK하이닉스는 최근 AI 시장 확대로 급격히 확대된 HBM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입지를 굳혔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룹 차원의 AI 성장 전략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2026년까지 80조 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할 얘정으로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82조 원을 투자하는 등 총 103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AI 반도체를 직접 챙기면서는 광폭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첫 현장 경영으로 지난 1월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현안을 직접 살폈고, AI 반도체 사업 현안을 직접 점검하는 한편,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연쇄 회동 등을 통해 AI 반도체 리더십 강화와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뛰고 있다.

곽노정 사장도 간담회에서 "AI 반도체 경쟁력은 한순간에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각 고객사, 협력사와 긴밀하게 구축돼 있는 것 또한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글로벌 AI 동맹 구축 방안을 논의했으며,6월에는 대만을 찾아 웨이저자 TSMC 회장과 양사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6월 말부터 2주간 미국에 머물며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인텔 등 미국 주요 빅테크 CEO와 연쇄 회동하며 SK와 AI 및 반도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또 오는 31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SK CEO 세미나에 참석해 AI와 반도체, 에너지 설루션 등 미래 성장동력과 관련해 각 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 HBM을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정교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공유할 계획이다.

또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민간 AI 포럼인 'SK AI 서밋'에서 글로벌 AI 가치사슬을 만들기 위한 공존법과 AI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00억 원을 기록,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4724억 원) 기록을 6년 만에 새로 썼다.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93.8% 증가한 17조5731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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