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광림 쌍방울 몸담았던 김방림 전 의원, 계열사 비비안 사외이사 선임

2025-04-14

[비즈한국] 내의 업체인 비비안이 김방림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85)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사실이 확인됐다. 비비안은 옛 쌍방울그룹 계열사였다. 하지만 네이처리퍼블릭이 쌍방울을 인수한 뒤 옛 쌍방울그룹 계열사들은 독자 경영을 하고 있다. 김방림 전 의원은 과거 쌍방울 계열사였던 광림과 쌍방울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 쌍방울그룹은 해체됐지만 옛 계열사들은 여전히 김방림 전 의원을 신뢰하는 모양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1월 계열사인 세계프라임개발을 통해 쌍방울 인수를 완료했다. 동시에 쌍방울그룹은 해체를 선언하고, 기존 계열사들은 독자 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쌍방울그룹은 2월 “각 사는 앞으로 제각기 살아갈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쌍방울 자회사인 비비안이 지난 3월 김방림 전 의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방림 전 의원은 2000년 총선 당시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현재는 한국여성정치연맹 총재를 맡고 있다.

김방림 전 의원은 쌍방울그룹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2017년 3월~2022년 3월 쌍방울그룹 계열사였던 광림 사외이사를 지냈다. 2022년 3월부터 2023년 11월까지는 쌍방울 사외이사로 활동하다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

쌍방울그룹은 김방림 전 의원뿐 아니라 다수의 정치권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해왔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태랑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 장영달 전 열린우리당 의원, 이규택 전 한나라당 의원,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등이 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2심 재판에서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 전 부지사는 2심 선고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쌍방울그룹의 정치권 인사 영입을 놓고 각종 뒷말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쌍방울이 각종 논란 차단을 위해 정치권 인사를 영입한 것으로 풀이했다. 쌍방울그룹은 사업 확장 과정에서 주가 조작 혐의 등을 받았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진 점도 이 같은 논란에 한몫한다.

쌍방울은 네이처리퍼블릭에 인수된 후 이사진을 새롭게 꾸렸다. 신규 선임된 쌍방울 사외이사 4명은 모두 정치권과 큰 연관이 없는 인사들이다. 이런 가운데 쌍방울 자회사인 비비안이 쌍방울의 옛 사외이사였던 김방림 전 의원을 영입한 것이다. 김방림 전 의원은 2004년 국회의원에서 퇴임한 후 20년 넘게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다만 김 전 의원의 영향력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여성 정치인의 원로격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헌정회는 지난 4월 10일 김 전 의원을 여성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비비안의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율 17.31%를 가진 쌍방울이다. 비비안의 지배구조는 ‘세계프라임개발→쌍방울→비비안’으로 이어진다. 쌍방울이 반대하면 비비안이 김방림 전 의원을 선임하기 어렵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은 2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쌍방울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방림 전 의원을 선임한 비비안 주주총회는 3월 31일 열렸다. 정운호 회장이 이끄는 쌍방울이 비비안의 김방림 전 의원 선임에 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쌍방울 인수 완료 직전 7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전환사채를 인수한 곳은 KH그룹 산하 투자조합으로 알려진 비비원조합이었다. 쌍방울그룹과 KH그룹은 과거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긴밀한 관계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네이처리퍼블릭이 KH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아 쌍방울을 인수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공교롭게도 네이처리퍼블릭의 쌍방울 인수 금액 역시 70억 원이었다. 비비안의 김방림 전 의원 선임도 KH그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다만 정운호 회장은 1월 해명자료를 통해 “내의 시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1세대 토종기업 쌍방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터무니없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일부 언론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해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고, 회사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히며 KH그룹과의 연관성을 부정한 바 있다.

비즈한국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비비안에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비비안 이사회는 주주총회소집 공고문에서 김방림 전 의원을 사외이사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장기간의 공직 경험 및 전문적인 식견을 살려 비비안 이사회가 적법하고 윤리적이며 원칙을 준수하는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핫클릭]

· 대미 무역흑자의 원인은 트럼프? "상호관세 해법 여기에 있다"

· '민원 늘고 일자리 줄고' AI 콜센터, 누구를 위한 진화인가

· 30개 중견건설사 부채비율 긴급점검…8곳 200% 이상 '빨간불'

·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성북동 단독주택, 75억에 산 매수자 정체는?

· 끝나지 않은 라임사태…대신증권, 판매 직원에 구상권 청구 논란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