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하다가 큰 거 한방 나오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습니다. 물밀듯 들어오는 중국산에 밀린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응원을, 때로는 비판을 더해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 연재를 시작합니다. 2025년에 주목할 기업과 게임 소개도 덧붙입니다. <편집자 주>
최근 국내 게임 업계에선 콘솔(가정용 게임기) 시장 진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크고 작은 기업들이 내수의 성장성 한계로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콘솔 시장을 두드리고 있으나, 무턱대고 도전하기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 이제 막 도전이 시작돼 정부의 개발 단계별 지원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사진>는 최근 한국게임기자클럽 초청 2025 신년 토론회에서 “일선에서 개발사들을 봤을 때, 콘솔 상황이 쉽지 않다”고 현황을 전했다.
개발사 입장에서 콘솔 시장 진입 시 가장 큰 난관은 앱마켓처럼 개방형 플랫폼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 이하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공하는 개발 도구를 써야 하고 최종 출시 결정이 이뤄져야 콘솔 게임이 나올 수 있다. 이 교수는 “중간중간 기술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출시가 안 된다”며 “개발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허들을 다 넘어야 출시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어서 이 교수는 ”개발이 끝났는데 출시가 안 되는 어려운 상황들이 있다”며 “단순 제작 지원 활성화보다는 개발 단계별로 품질 관리 지원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니가 콘솔 시장 개척을 위해 권역별로 운영하는 히어로 프로젝트가 있다. 예를 들면 중국과 인도, 메나(MENA, 중동·북아프리카) 히어로 프로젝트로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운용된다. 아쉽게도 한국 게임 지원 프로젝트는 없다. 결국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정부도 콘솔 게임 강국을 만들겠다며 공언한 바 있다.
“단순 자금 지원보다는 (소니와 MS) 플랫폼과 협업해 개발력 있는 회사들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출시할 수 있는 부분까지 정책 지원이 돼야 콘솔 게임이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게 없다면 각각 개발사가 플랫폼과 계약을 해야 됩니다. 콘솔 게임을 출시하려고 개발 중인 3개 정도의 회사 얘기를 들어보면 출시 시기를 계속 늘리고 있는데, 허들에서 많이 보완을 요구합니다. 내부에선 충분히 테스트했고 검증을 거쳤다고 하는데, 소니 등 내부 테스트에서 들어가면 수정 보완이 나오는 거죠. 이게 상당히 힘들다고 합니다. 사실상 거의 결점이 없어야 허들을 통과하죠.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단계별 여러 차례가 있습니다. 개발 단계적인 지원 방안과 절차가 필요합니다.”
업계 일각에선 콘솔 게임 출시가 많아지면 새로운 규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게임법 성격상 강력한 규제를 내포하고 있다. 신년 토론회에서도 전문가 지적이 있었다. 이 교수는 스마트 규제 도입에 목소리를 냈다.
<참고기사: ‘뿌리깊은 바다이야기 트라우마’ 웹3게임 발목>
이 교수는 “규제 도입 이전에 일정 허용 기간을 주는 스마트 규제 등 최근 2~3년간 규제 관련해 나라별 상황을 보면 미국과 유럽에서 스마트 규제 얘기가 많이 나온다”며 “국내에선 샌드박스 제도로 활용하는데, 부분적이더라도 인증 제도 등에서 유저들의 변화에 맞춰서 스마트하게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고 의견을 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