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증가하는 연말연시를 맞아 LA시 정부가 불법 단기 임대 주택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예고했다.
시내 렌트 컨트롤이 적용되는 아파트 및 주상복합 건물과 LA시 주택국에 등록하지 않은 주택 등이 불법으로 단기 임대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외에도 2019년 단기 임대 시조례 규정을 지키지 않고 단속을 피해서 교묘하게 영업을 하는 임대인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와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 등에는 렌트 컨트롤 등의 이유로 단기 임대가 불가한 LA시 내 주택들이 즐비하다. 업체는 단기 임대 주택 주소가 렌트 컨트롤에 적용될 경우 자동 퇴출당하도록 해놓았지만, 건물주들이 주소를 가리거나 아예 다른 주소를 입력하고 실제로는 불허된 주거 공간을 버젓이 빌려주는 방법으로 단속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A시에서 렌트 컨트롤이 적용되는 주택은 1978년 10월 1일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로 전체의 75%에 해당하며 렌트비 인상도 제한된다.
LA시 주택국이 최근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7500여 채 또는 시가 불허한 다가구 주택의 60%가량이 불법으로 단기 임대 영업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비영리 조사단체인 '프로퍼블리카'는 60여 곳의 렌트컨트롤 적용 아파트가 단기 임대로 운영되다 적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례로 한 아파트 단지는 전체 유닛을 에어비앤비에 내놓고 3~7일 단위로 하루 300~400달러의 요금을 부과해온 것으로 확인돼 단속 공무원들을 놀라게 했다.
LA시가 불법 단기 임대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저소득층 주거난 해소를 위해서다. 시 정부는 해당 행위가 지역 렌트비 상승을 부추기고 저소득 세입자가 주택을 임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시 당국은 월드컵 등 각종 대형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관련 불법 행위가 범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LA 시의회 주거 및 홈리스 위원장인 니디아 라만 시의원(4지구)은 지난주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라며 “단속도 엉성한 데다 실제 적발수도 적고 단속 후 부과되는 벌금도 매우 소액”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시의회는 2019년부터 해당 규정 적용과 단속을 위해 관련 직원 추가 채용과 처벌 강화를 논의해왔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
지역 매체인 LAist는 일례로 입주자들을 인용해 할리우드 소재한 아파트가 지속해서 규정을 위반하고 단기 임대 영업을 해왔지만, 제보 후에도 벌금 조치를 받은 적이 없다고 16일 보도했다.
반면 아파트 소유주들은 시의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선 바 있다. 이들은 관련 대책 모임을 만들고 폭등하고 있는 관리비용과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기 위해서는 에어비앤비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올림픽과 페도라 인근의 한 아파트 매니저인 대니 이 씨는 “렌트비 억제는 건물주와 관리자 입장에서는 마치 터지기 직전의 풍선 같다”며 “현실적으로 단기 임대를 양성화하고 이를 세입자들에게도 혜택으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