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 쓴 로봇이 안내…스포츠카는 날개 펼쳤다

2025-11-09

이달 6일 샤오펑(Xpeng)의 X자 로고가 빛나는 중국 광저우 본사 전시관에 들어서자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이 기자에게 다가왔다. 키 173㎝, 무게 65㎏인 로봇은 헤드셋을 장착한 채 자신을 영어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샤오펑 인공지능(AI) 체험 전시관에 와주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AI 로봇 아이언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투어 가이드로 이곳 전시관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인사를 마친 로봇 안내원은 샤오펑이 직접 개발한 AI 반도체 ‘튜링’을 비롯해 개발 중인 플라잉카의 특징, 휴머노이드 로봇의 변천사 등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했다. 기자와 함께 전시관을 참관하던 외신 기자들은 아이언의 설명을 들으며 연신 탄성을 자아냈다. 로봇의 형체를 지녔다는 점만 제외하면 사람이 하던 역할을 매끄럽게 해내는 모습에서 허샤오펑 회장이 예고한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허 회장은 전날 광저우 본사에서 열린 ‘2025 AI 데이’ 행사에서 내년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규모 양산에 돌입하며 샤오펑 시설에서 투어 가이드, 판매 도우미, 안내원 등으로 먼저 활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을 대체해 공장 작업장 등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그는 중국의 낮은 인건비를 감안할 때 공장에서 사용하기에는 비용이 높다고 덧붙였다.

샤오펑은 지난달 20일 광저우 톈허 스마트시티에 새 본사를 열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창립 11년을 맞은 샤오펑의 4세대 본사로 미래 지능형 전기차 경쟁에서 전략 거점 역할을 하는 동시에 플라잉카, 휴머노이드 로봇 등 종합 AI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핵심 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 전시관이 샤오펑의 전반적인 사업 현황을 보여줬다면 플라잉카 전시장은 첨단기술이 현실이 되는 미래상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간 개발했던 프로토타입 모델부터 T1·X1·X2까지 실제 하늘을 날며 시험비행을 했던 수직이착륙기(eVTOL)가 시간 순으로 전시돼 있었다. 관람객들은 체험형 플라잉카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기 바빴다. 샤오펑 관계자는 플라잉카 ‘육지항모’가 내년부터 광저우 공장에서 양산돼 고객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전 주문 대수는 5000대, 현재 연간 생산량은 1만 대에 달한다. 육지항모는 지상 주행이 가능한 6륜구동 4인승 차량에 비행이 가능한 2인승 eVTOL이 결합된 트랜스포머 구조의 모델이다.

전날 허 회장이 차세대 플라잉카로 발표한 ‘A868’도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일자형 주 날개에 두 개씩, V자형 꼬리날개에 한 개씩, 총 6개의 프로펠러가 달려 자동차보다는 비행기나 헬리콥터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착륙을 할 때는 프로펠러가 하늘로 향하고 속도를 높여 비행할 때는 다시 정면을 향하는 틸트로터 방식을 채택했다.

그 옆으로는 지붕에 프로펠러가 달린 날렵한 스포츠카 형태의 차량이 전시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샤오펑 관계자는 ‘일체형 플라잉카’로 명명된 이 모델을 두고 “궁극적으로 샤오펑이 지향하는 플라잉카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자동차로 이용하다가 상황에 따라 지붕이 열리고 프로펠러가 나와 바로 하늘을 날 수 있는 형태다. 샤오펑은 5년 내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샤오펑은 이날 새로 이전한 본사를 언론에 처음 공개하며 자신들의 기술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 10월까지 전기차 판매량이 190%나 급증하고 상반기 기준 매출액도 132.5%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성장 속에 본사 이전은 불가피했다는 설명도 내놓았다. 샤오펑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플라잉카,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사업을 아우르는 ‘AI 종합 기업’으로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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