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도 떨었다…은퇴투어 시작한 오승환 “잠실서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머니 기억 많이 남아”

2025-08-28

28일 잠실구장 그라운드에서 마이크를 잡은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43·삼성)은 말을 이어가다 잠시 멈췄다.

이날은 오승환의 본격적인 은퇴 투어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지난 6일 오승환이 은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했고 9개 구단이 차례로 은퇴 행사를 준비했다. 올시즌 잠실에서 마지막 삼성전을 치르는 두산이 스타트를 끊었다.

“안녕하세요, 오승환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 오승환은 “21년 동안 마운드에 서 있으면서 많은 순간들이 떠오르는데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정말 행복했던 기억들이 많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어...”라며 다음 말을 이어가는데 잠시 망설인 오승환은 “이 행복했던 기억, 소중한 추억, 두산 팀 선수들, 두산 팬분들과 그 소중한 추억들 가슴 깊이 새겨두도록 하겠다. 앞으로 잔여경기 조금 남았는데 두산 선수분들 다치지 않고 일정 잘 마무리하도록 응원하겠다. 감사하다”라고 마무리했다.

천하의 오승환도 처음으로 소화한 은퇴투어에서 적잖이 긴장을 했다. 그는 행사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떨려서 그랬다. 마운드에서 공 던지는 것보다 좀 더 긴장되고 떨리고 어떤 말을 해야될지 모르겠고, 이야기를 하면서 예전 기억들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다”라고 그 순간을 떠올렸다.

오승환은 은퇴를 선언한 다음날 인천 SSG전에서 약식으로 은퇴 행사를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날은 또 느낌이 달랐다. 오승환은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시작하기 2시간전까지만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두산 쪽에서도 준비를 너무 잘해주셨다”고 말했다.

두산은 따로 제작한 달항아리를 선물로 건넸다. 달항아리에는 ‘끝판대장 그 역사에 마침표를 찍다’라는 글귀가 새겨져있었다. 오승환은 “문구가 너무 마음에 든다”라며 만족해했다.

이날 떠올린 기억 중에서는 좋은 기억이 많았다. 특히 잠실구장에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던 시절의 기억이 많이 난다. 2015년까지 한국시리즈 5~7차전은 잠실구장에서 치러졌다. 한국시리즈 진출팀이 2만50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이 아닐 경우에 잠실구장에서 중립 경기가 펼쳐졌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시리즈를 치렀고 2011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순간은 대부분 잠실구장이었다. 그리고 오승환은 그 순간을 함께 해왔다.

오승환은 “예전 한국시리즈 특성상 잠실에서 많이 열리지 않았나. 우승을 하는 마지막 순간을 잠실구장에서 맞이했던 기억이 있었다. 잠실에서 우승세리머니 했던 기억이 많이 있다”고 돌이켜봤다.

상대팀 지도자가 된 조성환 감독대행은 이날 행사 전 오승환에 대해 “정말 보기 싫은 투수 중에 하나였다. 상대팀이지만 마무리 투수 한 명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굉장하다라는 걸 알게 해줬다. 진짜 본인의 가치를 증명해낸 선수고, ‘돌직구’라고 하는데 돌같았다”라고 경외심을 표했다.

그럼에도 조 대행은 롯데에서 선수로 뛰던 시절인 2008년 오승환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 대행은 “매우 아름다운 밤을 만들어준 선수이기도 했다”라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야구 선배로서 “정말 마무리라고 하면 연상되는 선수가 오승환이었는데, 그런 선수와 함께 야구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좋았다”며 “이제 다음 인생을 또 응원하고, 그동안 수고했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격려했다.

오승환은 끝내기를 맞은 기억은 잘 나지 않았다. 그는 “조성환 감독대행님이 엄청 기억을 하고 계신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뒤 “나도 끝내기를 많이 맞았다. 그 경기가 사실 기억이 안 나는데 빨리 잊어버렸던 것 같다. 그렇게 잊음으로서 롱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아들과 함께 은퇴 행사에 참가했던 오승환은 “육아에 전념해야할 것 같다”며 돌부처가 아닌 아빠의 미소를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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