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대형 재사용 발사체 '뉴글렌(New Glenn)'을 시험 발사한다. 성공할 경우 궤도용 재사용 발사체 분야를 독점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도전하게 된다.
CNN 등에 따르면 블루 오리진은 13일(현지시간) 오전 1시경(한국 시간 오후 3시)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뉴글렌 첫 시험 발사를 시도한다. 블루 오리진은 제프 베이조스가 2017년 개인 주식을 팔아 마련한 10억달러를 투자해 만든 회사다.
뉴글렌은 블루 오리진이 2012년 개발을 시작해 2016년 공식 발표된 대형 재사용 발사체로, 높이 98m, 지름 7m의 2단 로켓이다. 스페이스X의 2단 우주 발사체인 팰컨9과 인류 역사상 최대 발사체인 스페이스X '스타십'의 중간 크기다. '뉴글렌'이란 이름은 1962년 미국인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돌았던 존 글렌에게서 따왔다.
뉴글렌은 지구 상공 2000㎞ 이하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화물 중량이 최대 약 45t으로 팰컨9의 약 두 배다. 정지궤도에서는 최대 13t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어 저궤도에 위성 및 우주 망원경 등 부피가 큰 탑재체를 운반할 수 있다. CNN은 뉴글렌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로켓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블루 오리진은 뉴글렌으로 현재 스페이스X가 독점 중인 궤도용 재사용 발사체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뉴글렌이 상용 발사에 성공하면 스페이스X의 팰컨 시리즈(팰컨9·팰컨헤비)와 슈퍼헤비 이후 인류가 개발한 두 번째 재사용 발사체가 된다.
뉴글렌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블루 오리진이 자체 개발한 우주 이동 플랫폼 '블루링 패스파인더'를 실어 나를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고도 3만 6000㎞ 안팎의 지구 정지궤도는 물론 달, 화성까지 다양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편 CBS에 따르면 같은 날 스페이스X '스타십'의 7번째 시험발사가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예정돼 있다. 스페이스X는 상·하단부 모듈 전부를 100% 재활용할 수 있는 발사체인 스타십과 슈퍼헤비 부스터를 개발하며 '잠재적 경쟁자'의 도전에 대응 중이다. 뉴글렌은 로켓 2단 중 1단을 25회가량 재사용할 수 있는데, 스페이스X는 이보다 더 뛰어난 성능의 완제품으로 스타십을 세상에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4회에 그쳤던 스타십 시험발사 횟수를 올해 25회까지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