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는 지난 몇 년간 할리우드에서 주목받으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영화 최초의 역사를 쓴 것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2021년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포함한 주요 부문을 수상하며 K콘텐츠의 글로벌 열풍의 정점을 찍었다.
한국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난 한국계 미국인들의 활약도 이어졌다. 정이삭 감독은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삶과 그들이 미국 사회에서 적응하는 과정을 그린 '미나리'로 2021년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결과를 안았다.
한국 특유의 사회적 메시지를 글로벌한 방식으로 풀어내, 한국의 독특한 정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담은 이성진 감독의 '성난 사람들'은 2023년 4월 공개돼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렸으며 2024년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 TV 부문 남녀 주연상 3관왕, 에미상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등 8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과 화제성을 인정받았다.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미국 감독 조합상 신인상, 런던 비평가 협회상, 전미 미평가 협회상의 트로피를 안았으며 2024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처럼 지난 몇 년간 K콘텐츠는 연이어 주요 시상식에서 수상 및 노미네이트되며 세계 무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그러나 현재는 주요 할리우드 시상식에서 다소 부진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진행된 제82회 골든글로브 TV 부문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K콘텐츠로 유일하게 작품상 후보에 올랐을 뿐 다른 작품이나 창작진들의 노미네이트 소식은 들려오지 못했다. 이는 시즌제 작품으로써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K콘텐츠 전반의 다양성과 확장성 부족을 드러내는 결과로도 해석된다.
또한 OTT 시장의 급성장은 K콘텐츠의 확산에 큰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플랫폼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순히 신선함만으로는 차별화를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는 K콘텐츠와 한국 창작진들이 세계 무대에서 다시 반격을 시도할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워너브러더스와 손잡은 '미키17'은 봉준호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SF 장르로 기대를 모은다.
이성진 감독의 '성난 사람들'도 첫 작품의 성공을 바탕으로 속편 제작에 돌입했으며 윤여정, 송강호가 합류했다. 또한, 한국계 미국 감독 앤드류 안의 '결혼피로연'의 제작 소식도 들렸다.
2025년은 K콘텐츠의 반격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새로운 도전 속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