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시상식 ‘비영어권 작품 약진’

2025-01-07

일본어 대사 70% 쇼군 4관왕

‘오징어 게임 2’는 수상 실패

데미 무어 첫 여우주연상 감동

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비영어권 작품의 약진’으로 축약된다.

본지는 한인 언론으로서 유일하게 지난 5일 열린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 현장 분위기를 취재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수상에 실패했지만, 비영어권 작품들이 9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전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 시리즈 ‘쇼군’은 후보에 오른 4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이 작품은 TV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 안나 사와이의 여우주연상, 히로유키 사나다의 남우주연상, 아사노 타다노부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전체 대사의 70% 이상이 일본어로 구성된 ‘쇼군’은 언어 장벽을 넘어선 사례로 평가된다. 히로유키 사나다는 “이 상이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 창작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페인어로 제작된 뮤지컬 코미디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10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작품은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비영어 영화상, 조 살다나의 여우조연상, 오리지널 송 ‘엘 말(El Mal)’로 주제가상을 받았다.

브라질 배우 페르난다 토레스는 포르투갈어로 제작된 ‘아임 스틸 히어(I’m Still Here)’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브라질 배우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 배우가 이 부문에 후보로 오른 것은 25년 전 토레스의 어머니 페르난다 몬테네그로가 처음이었다. 토레스는 “이 상을 어머니에게 바친다”며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배우가 상을 받은 것은 영화계가 변화를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상이 브라질에게 큰 기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45년간의 연기 경력 동안 처음 골든 글로브 트로피를 거머쥔 데미 무어였다. 그는 영화‘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무어는 수상 소감에서 “약 30년 전 한 영화 제작자가 나를 ‘팝콘 여배우’라고 불렀다”며 “흥행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연기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배우라는 그 말이 오랫동안 나를 갉아먹어 몇 년 전에는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더 서브스턴스’ 대본을 만나 우주가 ‘아직 끝이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마지막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줄자를 내려놓으면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하며 감동을 더했다.

베벌리힐스=정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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