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아 페레즈’와 ‘오징어 게임2’

2025-01-07

미국 골든글로브 최다 4관왕 수상작 ‘에밀리아 페레즈’가 구설에 올랐다. 성전환 수술로 새 삶을 얻는 멕시코 카르텔 두목과 그를 돕는 여성들을 그린 스페인어 뮤지컬 영화로, 지난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여배우들의 앙상블상을 받았다. 미국에선 지난 11월 넷플릭스로 먼저 출시됐는데, 이번 골든글로브 수상 결과에 반응이 극과 극이다.

호평과 함께 다문화·성소수자 소재 작품의 쾌거란 점에서 “(미국 차기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거대한 손가락 욕”(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이란 논평까지 나왔다. 반면, 이 영화가 “멕시코에 대한 모욕”이란 분노도 감지된다. 미국 매체 롤링 스톤의 이날 기사 ‘사람들이 에밀리아 페레즈에 화난 이유’에 따르면, 멕시코를 잘 모르는 프랑스 감독이 프랑스 세트장에서 마약 거래 등 멕시코 사회 문제를 소재 삼아 엉터리로 찍은 문화 도용이란 거다. 조연 셀레나 고메즈의 스페인어가 형편없고, 주요 출연진 중 실제 멕시코인은 한 명뿐이란 점도 비판받았다.

연출을 맡은 거장 자크 오디아르는 2015년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디판’을 비롯해 소외계층을 몰입도 높은 드라마로 담아온 감독. 그는 “자매애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는 연출 의도를 밝혔지만, 제작 과정의 미비로 일부 멕시코인들에겐 외국 감독이 창작 욕구를 실현할 무대로 자국을 이용했단 인상을 남기고 말았다.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영화·드라마도 글로벌 감각을 재고할 때다. 베트남에서 논란이 된 ‘오징어 게임2’의 월남전 참전 용사 대사도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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