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도심집회 현장서 "비명계 움직이면
내가 죽일 것…준동 세력 뿌리를 뽑겠다"
김장겸 "이재명 주변서 이미 너무 많이
돌아가셨는데 몇 명이나 더?…무섭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에서 정치생명이 끊어질 수 있는 형을 선고받아 '이재명 일극체제'가 와해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는 가운데,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해 "움직이면 내가 죽이겠다"는 섬뜩한 경고를 날렸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이재명 방탄' 논란이 있는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관련 집회 현장에서 가진 유튜브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의 흔들기에 부화뇌동해 '이재명이 어떻게 되면 우리 세력이 당권을 잡을 수 있겠지' 하는 사람들은 꿈 깨라"며 "준동하는 세력은 당원과 지지자들과 힘을 합쳐 이번엔 정말 뿌리를 뽑고 말겠다"고 겁박했다.
나아가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하더라"며 "움직이면 죽는다. 내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같은 형량이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2027년 대선은 물론 2032년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된다.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이 상실되면 대권주자로서의 위상도 잃게 되고,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잃으면 제1야당의 구심점으로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비롯된 초조함이 최민희 의원으로 하여금 "움직이면 죽이겠다"는 극언을 내뱉도록 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대표 주변 인물들 사이에서 잇단 석연치 않은 삶의 종지(終止) 현상이 있었던 가운데, 최 의원이 이 대표의 잠재적 대안이 될 수 있는 세력을 겨냥해 하필 "움직이면 죽는다. 내가 죽일 것"이라고 예고한 것은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최민희 의원의 "죽이겠다"는 발언에 대해 "이재명 대표 주변 인사들이 이미 많이 돌아가셨다"며 "몇 명이나 더?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중권 광운대학교 특임교수도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 죽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라며 "안 죽겠다고 발악해봤자 이번 판결로 이재명의 정치생명은 사실상 끝났다. 결국 이렇게 될 것을 애먼 사람들만 여럿 세상 떠나게 만들었다"고 혀를 찼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유한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차장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기 이모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된 배모 씨의 지인 △전형수 전 이재명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김만배 씨와 자금거래가 있었던 전직 종합지 간부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재명 관련자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를 출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민희 의원의 "내가 죽이겠다"는 발언에 대해 "당 차원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