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힘주는 쿠팡, 명품 플랫폼 ‘긴장’

2024-10-07

럭셔리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 론칭…"100% 정품 보장"

명품 업계, 향후 가방·패션 등으로 사업 확대 전망…경쟁 구도 불가피

단가 높고 재고 부담 커…파페치와 사업 구조도 달라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쿠팡이 럭셔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자 명품 플랫폼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쿠팡이 당장에는 럭셔리 뷰티 만을 취급하지만 향후에는 패션·가방 등으로 명품 카테고리를 확대할 경우 경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 장기화와 해외여행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명품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배송·상품 경쟁력을 무기로 하는 쿠팡이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면 대대적인 시장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럭셔리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를 론칭했다.

알럭스는 로켓배송(Rocket)과 럭셔리(Luxury)의 합성어로,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품격에 차별화된 로켓 서비스를 더해 전에 없던 쇼핑 경험을 선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쿠팡은 쇼핑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해 별도의 전용 앱을 내놨다. 쿠팡 앱과 연동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알럭스의 모든 제품은 쿠팡이 직매입하며 브랜드가 100% 정품을 보장한다. 현재 SK-II, 르네휘테르, 에스티로더, 설화수, 비오템, 더후 등 20개 이상 럭셔리 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앞으로 입점 브랜드를 더 늘려갈 계획이다.

명품 플랫폼 업계에서는 쿠팡이 이번 럭셔리 뷰티를 시작으로 명품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보관이 쉽고 재고 부담이 덜하면서도 마진율은 높은 화장품을 앞세워 고객 반응을 살핀 후 의류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쿠팡이 올 초 인수한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통해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시너지를 본격화할 경우 국내 시장의 경쟁 구도를 뒤흔들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쿠팡의 명품 카테고리 강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의류나 가방 등 명품 상품 단가가 높은 데다 재고 부담도 크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 장기화와 해외 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명품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만큼 재고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가 최근 2년간 명품 플랫폼의 위축과 중고 명품 플랫폼의 성장을 조사한 결과, 명품 플랫폼은 지난 2022년부터 올 8월까지 누적 카드 결제 금액이 59% 감소했다.

특히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의 경우 올 1월부터 8월까지의 카드 결제 금액이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의 카드 결제 금액과 견줘 73%, 71%, 61% 각각 줄었다.

또한 파페치와 쿠팡의 사업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파페치는 명품 판매자와 소비자를 잇는 오픈마켓 형태인 반면 쿠팡은 물건을 먼저 사들여 보관하고 있다가 소비자가 주문하면 당일 또는 익일 배송하는 직매입 방식이다.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럭셔리 화장품을 시작으로 가방, 패션 등으로 명품 카테고리를 키울 가능성이 높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가방이나 패션 등의 경우 화장품에 비해 단가가 높고 재고 부담도 높아 신중히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파페치와의 사업 구조 방식이 달라 쿠팡에 입점하는 방식을 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향후 쿠팡이 명품 사업을 본격화한다면 파페치와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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