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머리에 통증이..."...3명중 1명 사망하는 이 병 [건강+]

2024-10-07

뇌동맥류, 파열시 3명 중 1명 사망

평소에는 무증상, 파열되면 두통·구토 심하면 의식저하

가족력 있으면 발병위험 4배 높아, 검진 중요

두통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처럼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다. 긴장성 두통이나 신경성 두통과 같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에도 발병한다. 이런 경미한 질환 외에도 뇌종양이나 뇌혈관 질환, 뇌염, 뇌막염 등과 같은 위중한 뇌 질환이 두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평소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망치에 얻어맞은 것과 같은 극심한 통증과 두통을 느끼게 되는 경우, '뇌동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뇌동맥류는 머릿속 동맥혈관의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것으로, 이 혈관벽이 얇아져 빠르게 흐르는 혈액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되면 3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뇌동맥류의 크기는 작게는 2mm에서 크게는 50mm 이상까지 다양하다. 40대에서 70대 사이에 흔히 발견되며, 최근 배우 윤계상과 정일우가 뇌동맥류로 수술을 받거나 투병 중이란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관벽 내에 균열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혈관 내 염증이나 외상에 의해 혈관벽이 손상되면서 발생하기도 하며, 뇌동정맥기형이나 모야모야병과 같은 뇌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동반되기도 한다.

흡연과 고혈압 등이 뇌동맥류 발병 위험을 높이며 가족 중에 뇌동맥류가 있으면 발병 위험이 4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신경외과 윤원기 교수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인생에서 전혀 경험하지 못한 정도의 극심한 통증과 두통을 느끼게 된다. 오심, 구토나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동반되며, 심한 경우 두개골 내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의식저하,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료 방법은 머리를 열고 부풀어 오른 혈관 부위를 클립으로 집어 묶는 수술인 ‘클립결찰술’과, 머리를 열지 않고 허벅지 부위 대퇴동맥을 통해 1㎜ 이하의 얇은 백금 코일을 집어넣어 뇌동맥류에 혈액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혈관 내 수술인 ‘코일색전술’로 나뉜다.

최근에는 이를 발전시킨 다양한 수술법이 개발되고 있다. 눈썹이나 관자놀이에 3㎝ 이하의 작은 구멍을 내는 ‘미니개두술’로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또 ‘코일색전술’로 치료하기 어려운 뇌동맥류나 25mm 이상 크기의 거대뇌동맥류 치료에는 뇌동맥류에 코일이 아닌 스텐트를 삽입해 혈류 방향을 바꿔 치료하는 ‘혈류변환 스텐트 시술’도 시행되고 있다.

윤 교수는 “조기에 발견하면 파열되기 전에 뇌출혈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고혈압 등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건강검진 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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