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8일 KIA-롯데(사직), LG-KT(수원), 두산-한화(청주), SSG-삼성(대구), 키움-NC(창원) 등 5개 구장에서 시범경기 개막전이 열린다. 이날부터 18일까지 팀당 10경기씩 총 50경기를 진행한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모든 팀들이 시범적으로 경기를 치러보는 시기다. 스프링캠프 동안 구상한 전력을 점검해보고 3월22일 정규시즌 개막전 엔트리를 결정짓는다.
시범경기 성적은 정규시즌과 큰 상관이 없지만 마냥 승패를 신경쓰지는 않을 수 없다. 시범경기에서의 좋은 분위기가 정규시즌에도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시범경기 강자를 꼽으면 단연 롯데가 1순위로 꼽힌다. 1982년 원년팀인 롯데는 11차례나 시범경기를 1위로 마쳤다. 역대 시범경기 1위 횟수가 가장 많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서는 기세를 이어가지 못해 ‘봄데’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생겼다.
면밀히 따져보면 롯데가 시범경기에서의 좋은 기운을 가을까지 가져간 사례도 종종 있었다.
롯데의 가장 최근 우승인 1992년에는 시범경기부터 1위를 차지했다. 1995년에도 시범경기 1위를 기록한 뒤 최종 성적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마쳤다. 드림리그와 매직리그로 나뉘어서 리그가 운영됐던 1999년에는 드림리그 2위를 기록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다음해에도 롯데는 매직리그 소속으로 2위를 기록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09~2011년까지도 3시즌 연속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뒤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기세를 이어갔다.
면면을 따져보면 봄뿐만 아니라 가을에도 강했던 시절이 있었다. 오히려 2011년 이후에는 한동안 시범경기 1위를 하지 못했다. 2022년에서야 다시 1위를 탈환했는데, 그 해 정규시즌 성적은 8위로 다시 ‘봄데’에 대한 인상이 더 강해졌을 뿐이다.
다음으로 시범경기 우승 횟수가 많았던 팀은 KIA로 6차례나 시범경기를 1위로 마쳤다. 3위는 삼성과 한화가 각각 5차례나 됐다. 2013년 1군에 진입한 NC는 한 번도 시범경기에서 1위를 한 적이 없다. 2015년 1군에 들어간 ‘막내 구단’ KT는 시범경기 우승 전적이 2차례나 있다.
시범경기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연결된 사례는 1987년 해태, 1992년 롯데, 1993년 해태, 1992년 롯데, 1998년 현대, 1999년 한화, 2002년 삼성, 2007년 SK(현 SSG) 등 총 7차례 밖에 없었다.
시범경기 1위 팀이 정규시즌 최하위에 그친 것도 최근 20년 동안 LG(2006년), KT(2017년), 한화(2021년)까지 세 차례나 된다.
이런 기록들을 보면 시범경기부터 너무 힘을 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어느 정도 실전 감각을 확인하며 승패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부활한 2001년부터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팀들 중 2~4위권의 성적을 낸 사례가 10차례나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또 무패 행진이 나올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두산은 지난해 8경기를 모두 이기며 기분 좋게 개막을 맞이했다. 1995년 롯데, 1999년 한화 이후 시범경기 무패는 세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지난해 두산은 정규시즌을 최종 4위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