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의 주주총회 시즌의 막이 올랐다. 기업들은 내수 침체에, 이커머스로의 전환, 인구구조 변화 등 격동기를 맞아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20일 ㈜신세계, 호텔신라, 롯데하이마트, GS리테일 등이, 21일에는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주총을 개최한다. 눈에 띄는 것은 업체마다 새로운 사업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관상 사업 목적을 추가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고심이다.

㈜신세계와 호텔신라는 부동산 개발을 눈독 들이고 있다. ㈜신세계는 부동산 임대·관리 자회사인 신세계센트럴을 통해 백화점·호텔·리테일(소매점)이 어우러진 복합개발에 나선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 겸 신세계센트럴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업의 경계를 넓히며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 준비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시니어타운 조성 사업을 시작한다. 이날 주총에서 종합 휴양업, 콘도미니엄 분양 및 운영업, 노인 주거·여가 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이 승인됐다. 고급 시니어 타운은 고급 아파트형 주거시설과 호텔 수준의 식사·청소 서비스와 전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고령화와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호텔 운영 노하우가 있는 만큼 시니어 타운이나 콘도 분양을 통한 매각 수익뿐 아니라 임대·운영 수익도 기대할 수 있고, 정체된 면세점 사업을 보완할 수도 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신라스테이와 신라모노그램에 국한되지 않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호텔별 로컬(지역) 특색을 살린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는 사업목적에 ‘전자·전기·통신기계 기구 제조’ ‘방문판매’ 등을 추가했다. 조립PC 사업과 방문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게임 등 원하는 사양의 PC를 사려는 맞춤제작 수요가 늘고 있어 조립PC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제품 설치 등을 위한 인력을 확보한 만큼 매장 방문 없이도 상담·구매를 지원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21일 주총에서 ‘스마트팜업’을 새 사업에 추가한다. 2018년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특수작물 연구·스마트팜 기술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한다.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온도·습도는 물론이고 이산화탄소, 광량, 영양액 등 식물 재배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자동 관리하는 솔루션을 판매한다.
한편 GS리테일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말 대표이사로 선임된 허서홍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날 주총에서 허 대표는 “열심히 하겠다, 많이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