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의 ‘꼰대 리더십’이 필요하다? FA 김현수를 주목하는 팀들이 원하는 것

2025-11-13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아직 1호 계약이 나오지 않았지만 ‘썰’들이 퍼지며 분위기도 달아오른다. 올 FA 시장에 대어급이 없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확실한 수요자가 있는 만큼 이제는 과열 우려 전망까지 나온다. LG에서 FA 선언을 한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도 그 중에 하나다.

차명석 LG 단장은 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감독님의 요청도 있있으니, 김현수 등 내부 FA는 꼭 잡는다”고 선언했다. LG가 김현수를 대체 불가 자원으로 평가한 것은 단순히 야구 기량적인 부분만은 아니다. 차 단장은 김현수가 야구 외적으로도 팀이 필요한 선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라커룸 리더십을 이야기했다. 차 단장 표현을 빌리면 LG에는 김현수의 ‘꼰대 리더십’이 필요하다.

사실 ‘꼰대’는 최근에는 부정적인 의미로 더 쓰인다. 김현수 특유의 툴툴거리는 듯한 딱딱한 표현과 투박한 말투는 입장에 따라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팀과 경기장 안에서는 또 다르다. 한결같은 루틴, 진지한 훈련 자세로 꾸준하게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는 김현수의 솔선수범하는 태도와 맞물리며 리더십으로 발전했다. 누구라도 김현수의 쓴소리를 피해갈 수 없다. 이런게 스타 의식이 강했던 기존 LG 선수단 팀 컬러를 바꿨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 단장은 “점점 팀에서 잔소리를 하고, 지적할 수 있는 선배들이 사라진다. 야구에 관한 한 김현수의 자세가 팀 문화를 많이 바꿨다. 문제가 있을 때 어떤 선수라도 직접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김현수만 할 수 있다”고 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현수는 변함없이 매력적인 타격 능력을 뽐내고 있다. 스스로 부진해 고민이 많았다는 올 시즌에도 타율 0.298(483타수144안타) 12홈런 90타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그는 통산 타율 0.312를 기록할 만큼 정교한 타격 능력의 소유자다. 한국시리즈에서 LG 우승의 주역으로 김현수는 5할 불방망이(타율 0.529 17타수9안타 1홈런 8타점)를 휘두르며 MVP에도 등극했다.

그럼에도 최근 커리어를 보면 하락세를 부인할 수는 없다. 1988년생인 김현수는 실제 에이징커브가 우려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점점 줄어드는 제한적인 수비 활용도 시장에서 베테랑 타자의 활용폭을 줄이는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현수에 대한 FA 시장의 관심은 예상보다 뜨겁다. LG 외에도 전 소속팀 두산의 관심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지방팀도 김현수를 영입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 대부분이 세대교체를 노리는 팀들이다. 실제 김현수가 FA 시장에서 다시금 주목받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그만의 ‘꼰대 리더십’ 때문으로 보여진다.

냉정히 보면 세대교체를 하는 팀에서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쓰기 위해서는 하락세에 접어드는 노장 선수와 고액 연봉 계약하는게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어린 선수들에게 실전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고액 연봉자를 벤치에 둘 수도 없다.

요즘에는 김현수 같은 ‘꼰대 리더’를 찾기가 어렵다. 한때 각 팀 라커룸마다 ‘군기 반장’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 이후 달라진 시대상이 반영되며 라커룸에 부드러운 리더십이 강조되던 시기도 찾아왔다. 그런데 최근 선수마다 개인 성향이 더 강해진 분위기 속에 팀에서는 누군가 악역을 자처하는 라커룸 리더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LG는 잠실 라이벌 두산에서 10년 뛴 프랜차이즈 스타 김현수가 해외 도전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2018년 김현수에게 LG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이후 LG는 김현수와 8년을 함께 하며 두 차례 통합 우승을 달성했고 이제 ‘왕조’를 꿈꾼다. LG는 김현수를 잔류시키는데 자신감을 보인다. 이번 겨울 김현수 ‘꼰대 리더십’을 두고 벌어지는 FA 쟁탈전도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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